하반기 대세는 가방?…패션대기업 '올인'

2015-07-21 09:47

[사진제공=제일모직]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패션이 정체기에 빠지면서 의류보다 액세서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타일 변화가 쉽게 눈에 띄며, '작은 사치'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의류 시장은 4% 성장한 반면 잡화는 10% 이상 성장했다. 올해는 액세서리류의 성장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흐름에 발맞춰 패션업계에서도 액세서리 사업부를 강화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제일모직은 2015년 가을 시즌 신규 액세서리 브랜드 라베노바와 일모를 동시에 론칭해 국내 액세서리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제일모직이 잡화 브랜드를 새로 만든 것은 2005년 빈폴액세서리 이후 10년 만이다.

라베노바는 올해 안에 10개 매장을 오픈한 이후, 중국 등에 진출해 2020년에는 2500억원 매출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일모는 제품의 80%를 유럽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무게가 일반 가방의 40% 수준인 소재를 사용해 실용적인 가방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섬은 올 9월쯤 프랑스 랑방 본사와 공동개발한 '랑방 핸드백'을 새롭게 선보인다. 신발 브랜드로 유명한 랑방이 핸드백을 출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섬은 2007년 랑방 브랜드에 대한 상표권을 확보한 후 랑방파리, 랑방컬렉션, 랑방스포츠 등을 전개해왔다.

LF도 2015년 가을·겨울 시즌부터 벨기에의 프리미엄 가방 브랜드 헤드그렌을 공식 론칭하고 국내 시장에 본격 전개한다.

[사진제공=쿠론]


기존 브랜드들 역시 제품군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코오롱FnC가 2011년부터 전개하고 있는 쿠론은 인수 4년 만에 매출이 5배 뛰며, 지난해 630억원을 기록했다.

쿠론은 매년 독특한 디자인과 소재의 다양화를 꾀하며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백 '글림'을 출시해 목표 대비 200% 매출을 달성했다.

한섬은 지난해 3월 덱케를 론칭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덱케는 월평균 1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지난 2월 남성 전용 '아델 라인'을 출시해 고객층 확대에 나서고 있다.

SK네트웍스가 2013년 처음 선보인 루즈앤라운지 역시 론칭 첫 해 140억원, 지난해에는 400억원을 기록했다. 브랜드 특유의 미니멀한 감성과 전속모델 전지현을 앞세워 한국과 중국에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보다 가격대는 낮지만 일반 브랜드보다 개성있고 고급스러운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인기"라며 "자금력이 탄탄한 대기업들이 자체개발한 패턴과 소재로 독특한 디자인의 가방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