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세에 성추문 휩싸인 美 대표 코미디 배우 빌 코스비…오바마도 '강간' 비난
2015-07-16 15:36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빌 코스비(77)는 미국의 대표 코미디 배우이자 흑인 사회의 우상이다. 인종갈등이 심했던 1960년대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전국 방송 드라마 '나는 스파이’의 주연 자리를 꿰찼고 3년 연속 에미상 최우수남자주연상을 받았다.
1980년대 중산층 흑인 가정 일상을 그린 시트콤 ‘코스비 쇼’에 출연하며 ‘미국 국민 아버지’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그런 그가 낯부끄러운 성추문에 휩싸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그를 비난하고 나섰다.
코스비는 모델 출신 배우 바바라 보먼(47)이 지난해 11월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17세였던 1985년 당시 배우를 꿈꾸던 내게 코스비가 접근해 약을 먹인 다음 강간했다”고 증언한 것을 필두로 피해 여성들의 폭로와 고소가 이어지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AP통신이 입수해 지난 6일(현지시간)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코스비는 2005년 법정에서 자신이 이사직으로 있던 필라델피아시 템플대 전 직원에게 진정제의 일종인 퀘일루드 3알 반을 줬다고 인정했다. 그는 “성관계를 하고 싶은 여성에게 줄 의도로 약을 가지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1년 뒤 코스비가 상대방 측과 이 사건에 대해 조건을 내걸고 합의하면서 소송은 조용히 마무리 됐다.
잠잠하던 코스비의 성추문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의혹이 계속 제기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성폭행 방지와 피해자 권위 향상을 위한 단체 PAVE는 “코스비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박탈해야 한다”며 청원 운동을 시작했고 현재 1만1900명 이상이 서명했다. 10만명이 서명하면 백악관의 공식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코스비가 2002년 받은 ‘자유의 메달’을 박탈할 것인지에 관한 질문에는 ”그런 전례가 없고 그런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와 세계 평화, 문화 분야에 뚜렷한 공헌을 남긴 미국인에게 주는 ‘자유의 메달’은 미국인에게 가장 큰 영예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