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구소, 한국 기업들 샌드위치 우려···중국, 일본에 시장 뺏겨

2015-07-15 15:56

[사진제공=하나금융지주]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하반기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수출 부진이 엔저에 의해 일본의 경쟁력 강화와 중국 제품 확산에서 비롯됐다고 15일 밝혔다.

정유, 건설업 등은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비해 실적이 개선되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해 타격을 입은 산업들은 회복에 최소 3~7개월 가량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가장 부진한 지역은 아세안(ASEAN) 지역이, 제품은 석유 및 휴대폰에서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하락으로 착시현상이 나타난 석유제품을 제외하고 원인을 분석한 결과 일부는 엔저효과 때문이지만 일부는 국내 제품의 경쟁력 약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주완 연구위원은 “EU지역의 자동차, 중국의 휴대폰과 PCB, 일본의 LED 등의 수출 부진은 엔저로 인한 일본 업체들의 가격경쟁력 상승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일본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제품들의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국 제품이 일본 제품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관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EU의 휴대폰, 일본의 휴대폰 부품, 중국의 자동차부품 등의 경우 한국의 수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환율의 문제가 아닌 한국 제품의 경쟁력 약화가 주된 원인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ASEAN과 EU 지역으로의 LCD 수출 감소는 엔저와 중국 업체의 경쟁력 강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엔저현상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고 중국과의 경합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어 중장기적인 수출환경도 낙관적이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정유, 석유화학, 건설 등 업종은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안혜영 수석연구원은 “정유 업종은 저유가로 수요는 증가하지만 메이저 업체들의 설비투자 축소, 미국 셰일 오일 리그 수 급감 등으로 공급은 둔화돼 정제마진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대영 수석연구원은 “건설업의 경우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수주와 분양이 회복되는 가운데 지난 몇 년간 진행된 부실 사업장 정리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국내 경제를 강타한 메르스는 발병 후 문화생활 관련 업종의 카드사용액이 지난해 대비 31.2% 감소해 가장 피해가 컸다. 운송(-18.5%), 여행(-14.8%), 숙박(-8.1%) 등의 순으로 카드사용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한 연구원은 “메르스 발병 이전 상태로 회복되기까지 레저와 숙박 업종은 3개월, 서비스업은 5개월, 가죽·가방·신발 업종은 7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