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 가구에는 너무 좁은 행복주택"
2015-07-12 14:44
삼전·내곡·천왕·강일 등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 8800명 신청
삼전지구 40가구 모집에 3208명 접수해 80.2대 1 경쟁률 기록
천왕·강일 등 신혼부부용 행복주택은 미달
삼전지구 40가구 모집에 3208명 접수해 80.2대 1 경쟁률 기록
천왕·강일 등 신혼부부용 행복주택은 미달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 서울 마포구 망월동에 사는 신혼부부 2년차 박씨(30대·남)는 올해 말 전세 만기를 앞두고 행복주택 첫 입주자 모집을 고려했다가 접었다. 규모가 지금 살고 있는 전셋집(40㎡, 이하 전용면적)보다 좁거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당장은 괜찮더라도 자녀 출산 등을 계획 중인 신혼부부가 살기에는 망설여진다는 설명이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주거복지 사업인 '행복주택'이 사회초년생을 필두로 첫 입주자 모집을 순조롭게 마감했다.
그러나 천왕·강일 등 일부 지구에서 우선공급된 신혼부부 전형은 크게 미달돼 정부가 분석에 나섰다. 행복주택 면적이 45㎡ 이하로 제한되는 가운데 삼전·내곡지구보다 입지 측면에서 선호도가 다소 떨어진 것이 패인으로 꼽힌다.
가장 인기있는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삼전지구(40가구)였다. 이곳에는 3208명이 접수해 평균 8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사회초년생에게 공급되는 20㎡(11가구)로, 2294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208.5대 1이었다.
서울시 SH공사가 공급하는 내곡지구(87가구)는 2480명이 몰려 평균 28.5대 1의 경쟁률를 보였다. 마찬가지로 사회초년생을 위한 주택형이 인기가 많았는데 일반공급 경쟁률이 29㎡(2가구)는 112.5대 1, 19~21㎡(6가구)는 71.7대 1에 달했다.
반면 신혼부부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인 가구가 살기에 29㎡는 너무 좁게 느껴지는 것이다. 특히 전체 공급물량의 50~60%를 신혼부부 대상으로 하는 천왕·강일지구는 그 결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천왕지구의 경우 신혼부부에게 29㎡(131가구)를 우선공급했으나 입주를 신청한 사람은 91명에 그쳤다. 강일지구도 145가구 우선모집에 89명만 신청했다. 내곡지구도 신혼부부 (우선)공급 경쟁률은 9배수에 머물렀다.
이는 신혼부부 전형에서 41㎡, 3가구를 공급한 삼전지구 경쟁률이 161대 1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 지난 5월 국토부가 발표한 신혼부부 주거실태에 따르면 2인 가구 주택은 분양면적 기준 96.2㎡를 적정 규모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전용면적으로 환산(전용률 75%)하면 72~74㎡ 수준이다.
지난달 29일 행복주택을 직접 찾은 SNS기자단 '홈즈'(Homes)도 신혼부부 주택형으로 29m²는 짐 보관 등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행복주택이 국민임대주택 등 보다 규모는 작지만 교통·입지 측면에서는 우수하다"며 "행복주택 수요층에 신혼부부보다 사회초년생이 훨씬 많은 점 등은 추가 분석에 나설 예정이다"고 말했다.
행복주택 당첨자 발표는 9월 17일 LH·SH공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뤄지며 삼전·내곡·천왕지구는 10월 27일부터, 강일지구는 12월 28일부터 입주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