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김무성 제치고 與 대선주자 1위 등극…TK·중도·진보층 품었다
2015-07-10 09:48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고진감래(苦盡甘來) 일까. 청와대와 국회법 개정안 갈등에 따른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가 여권 내 대선주자 1위로 첫 등극했다. 그에게 당의 '사퇴 권고' 의견을 전달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위로 밀려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10일 발표한 여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유 전 원내대표는 6월 조사 대비 13.8%포인트(p) 오른 19.2%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줄곧 1위 자리를 유지했던 김무성 대표는 1.4%p 하락한 18.8%로 한 계단 내려 앉았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6.0%),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5.3%), 정몽준 전 대표(4.4%)가 뒤를 이었다.
조사기간이 유 전 원내대표가 사퇴한 지난 8일부터 이틀 동안인 것을 감안할 때,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가 지지율 상승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과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갈등을 빚은 유 전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지난 달 25일 이후부터 지지율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달 말 리얼미터가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유 전 원내대표는 전 달 대비 2.0%p 오른 5.4%를 기록, 6위에서 4위로 상승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사퇴 당일 JTBC와 리얼미터가 공동 실시한 조사에선 16.8%의 지지율로 김무성 대표(19.1%)에 이어 2위로 껑충 뛰었다.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율 상승은 대구·경북(TK), 30·40대, 중도·진보층이 이끌었다.
대구를 지역구로 둔 유 전 원내대표는 자신의 본진인 대구·경북에서 26.3%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광주·전라(27.7%), 대전·충청·세종(23.9%)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30.7%)와 30대(28.8%)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해 김무성 대표(40대: 13.1%, 30대: 4.8%)와 큰 격차를 보였다. 50·60대에선 각각 17.6%, 10.1%로 집계됐다.
유 전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지지층에선 10.1%의 지지율로 2위에 오른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에선 27.2%,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선 22.6%로 1위를 기록했다. 반면 김 대표에 대한 무당층 지지율은 7.0%에 그쳤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유 전 원내대표는 중도층(25.3%)과 진보층(29.4%)에서 1위를 기록했다. 보수층에선 8.6%로 김 대표(35.5%)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일부터 이틀 동안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휴대전화와 유선전화를 병행한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실시됐고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 ±3.1%p)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