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 등 동시다발 시스템 중단

2015-07-09 06:43
유나이티드항공, WSJ 등 종일 혼란

[사진=CNBC 뉴스 화면 캡처 ]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8일(현지시간) 4시간 가까이 거래가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이날 오전 유나이티드항공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컴퓨터 이상이 잇따라 발생해 미 정부 당국을 긴장시켰다.

정부 당국의 초동 조사결과 해킹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주요 시설에서 동시다발로 오류가 발생함에 따라 미 국토안보부(DHS)는 상호 연관성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컴퓨터 이상은 이날 오전 9시 직전 유나이티드항공에서 가장 먼저 발생했다. 이후 유나이티드항공의 문제점이 해결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오전 11시30분께 NYSE와 WSJ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미 연방 정부는 일단 사이버 공격 때문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미 언론들은 국제 해커조직인 어나니머스(Anonymous)가 7일 저녁 트위터에 '월스트리트에 내일은 나쁜 날이 될지 모르겠다…우리는 희망할 뿐'이라는 글을 남겼다는 점에서 해킹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NYSE의 주식 거래는 이날 오전 11시 32분부터 예고 없이 정지됐다. NYSE는 웹사이트를 통해 "내부의 기술적 문제로 주식 거래를 일시 정지했다"고 공지했다. 구체적 원인을 명시하지는 않은 채 "해킹의 결과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개장 전인 이날 오전 8시 직전에도 기술적 문제가 한 차례 발생해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거래 중단은 중국 증시 폭락, 그리스 사태의 여파로 이날 다우종합지수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1% 안팎의 하락을 보인 가운데 발생해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거래가 정지된 시간 동안 뉴욕증시로 들어온 모든 매매 주문은 취소됐다. 다만, 나스닥과 전자증권거래소 등 다른 거래소들은 정상으로 운영됐고, 투자자들이 이곳을 통해 거래하면서 집단적 투매나 '패닉'은 빚어지지는 않았다.

NYSE는 3시간 38분 만인 오후 3시 10분부터 거래가 재개되며 정상을 되찾았다. 기술적 문제로 주식 거래가 중단된 사례는 몇 차례 있었지만 이번 사고는 과거 나스닥이 3시간 동안 멈췄던 이래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백악관과 미 재무부는 상황을 자세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악의적 공격'의 징후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미 연방수사국(FBI) 역시 성명에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