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당뇨신약 경쟁…올해 더 불 붙는다
2015-07-08 00:00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당뇨병 치료제가 국내 제약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서구형 식습관으로 만성비만 환자가 증가하면서 관련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된 당뇨병 치료제 신약이 매출 효자 품목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해외에 기술을 수출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생명과학은 토종 당뇨신약 '제미글로'와 복합제 '제미메트 서방정'으로 국내 당뇨약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와 제휴해 전 세계 105개국에서 제미글로 등을 발매할 계획"이라며 "올 연말부터 본격적인 해외 판매가 시작되면 연간 5억달러(약 5700억원) 이상의 대형 품목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아에스티도 자체 개발한 당뇨 신약인 '에보글립틴'의 제3상 임상시험을 마치고 올 연말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에보글립틴은 혈당 조절이 우수하고 체중 증가와 저혈당 발생 등의 부작용 우려가 적은 인슐린 분비 호르몬 분해요소(DPP-4) 억제제 계열 치료제다.
한미약품은 매일 먹어야 하는 당뇨약을 한 달에 1회만 복용하도록 하는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개발 중이다. 지난달 미국에서 공개된 이 제품의 임상2상 결과를 보면 이런 월 1회 용법이 당뇨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치료제의 기능을 입증한 연구 3건도 주목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혈당과 체중 감소 효과 등을 확인하며 당뇨 신약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며 "현재 임상3상 착수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들이 당뇨약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세계 당뇨 시장 규모는 약 4조원으로 매년 7~8%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국내 시장만 해도 45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중국과 남미 등 신흥 제약시장의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인구고령화로 당뇨병은 세계 각국 정부의 고민거리여서 수출길도 넓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30대 이상 성인 8명 중 1명은 당뇨병을 앓고 있을 정도로 당뇨병의 유병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복용 편의성을 높인 신약과 바이오의약품이 계속 나오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