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총서 자산운용사 반대 행사비율 7%에 그쳐
2015-07-07 06:00
전체 운용사 중 56%, 안건 반대실적 전무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자산운용사들이 행사한 의결권 가운데 반대 비율은 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중 절반 이상은 안건에 반대한 실적이 전무했다.
7일 금융감독원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정기주총 기간 중 자산운용사 6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이 주권상장법인 615사를 대상으로 공시한 2695건 가운데 안건에 반대한 건수는 189건으로 전체의 7%에 그쳤다.
이는 기관투자자 전체 평균인 10.9%보다도 3.9%포인트 낮은 수준이며, 국민연금(35.6%) 대비 20% 수준이다.
61개 자산운용사 중 반대비율이 10% 이상인 운용사는 10개사로 집계됐다. 반면 전체의 56%에 해당하는 34개사는 안건 반대 실적이 없었다.
또한 의결권 행사 시 기업지배구조원 등으로부터 외부자문을 받은 트러스톤자산운용 등 9개 운용사는 외부 자문을 받지 않은 운용사에 비해 반대비율이 약 9배 이상이었다.
상대적으로 외부 간섭에서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는 외국계열 자산운용사 11곳이 안건에 반대한 건수는 총 445건 중 103건으로 23.1%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국내 운용사 50곳은 총 2250건 가운데 86건에 대해서만 반대했다. 비율은 3.8%로 외국 운용사보다 19%포인트 가량 낮은 수준이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외국 자산운용사의 경우 소유․사업관계 등 외부간섭에서 자유로워 적극적인 안건 반대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탁고 규모별로 보면 대형사의 반대 실적이 오히려 미미했다.
주식형수탁고 1조원 이상 5조원 미만 중형사의 반대비율은 10%로 대형사(1.7%)보다 약 6배 더 높았다. 소형사도 7.6%로 대형사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예를 들면 반대비율이 47%인 트러스톤자산운용과 라자드코리아(35%) 등 2곳은 국민연금 수준(35.6%)의 반대 성향을 보였다. 이들 운용사는 전체 61곳 가운데 가장 반대 비율이 높은 곳 1, 2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도 알리안츠, 베어링, 이스트스프링, 슈로더, 메리츠 등 5사 역시 20% 이상의 높은 반대성향을 보인 데 반해, 주식형수탁고 비중이 58%에 달하는 대형 5개사는 반대 실적이 미미했다. 이는 대형사들이 기업집단과 금융그룹에 속하는 계열이기 때문이라는 게 감독 당국의 설명이다.
안건 유형별로 보면 자산운용사들이 가장 높은 반대성향을 보인 안건은 정관변경 안건으로, 총 1028건 중 61건을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비율은 5.9%였다.
다음으로 임원선임(2.7%), 임원보수(1.8%) 등의 순으로 반대 경향을 보였다.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 김도인 국장은 "지난 2013년 8월말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내역 공시의무가 사전공시에서 사후공시로 전환된 이후 의결권 공시의무 이행상황은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라면서도 "자산운용사의 의결권행사는 회사별 또는 유형별(외부자문,계열,규모 등) 반대성향의 편차가 크게 나타나 의결권을 충실하게 행사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