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코오롱·태광, 한국 섬유 트로이카 '제2 전성기' 부활 박차

2015-07-05 13:19

[효성 폴리케톤]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1970년대 한국 수출을 이끌었던 섬유업계가 산업 고도화를 통해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70년대 전성기 이후 범용제품 시장에서 저임금을 앞세운 중국 등 후발 개도국에게 점유율을 뺏긴 한국 섬유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산업용 섬유 산업을 육성해 시장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효성, 코오롱, 태광 등 화학섬유 3사는 신섬유 개발·산업화에 매진하며 ‘제2 나일론’급 부흥을 노리는 기술혁명을 시도 중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70년대 섬유는 한국 수출 1위 품목이자 홍콩, 대만과 함께 한국이 '섬유 수출 빅3'로 불릴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고비용, 저효율 생산구조로 인한 경쟁력 저하로 수출 시장점유율이 감소했다.

현재 세계 섬유 수출 1위는 중국이고 한국은 인도, 터키, 방글라데시, 베트남, 미국 등의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

중국은 최근 성장률 둔화로 내수시장 부진을 겪으며 한국 등 해외 판매를 늘리고 있어, 향후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 업계는 세계 수요가 증가하고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첨단 산업용 섬유를 적극 육성, 산업 구조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효성, 코오롱, 태광 화섬 3인방은 철, 알루미늄과 같은 기존 금속 소재를 대체하는 슈퍼섬유 등 신섬유 사업 속도를 높이며 활발한 행보를 보인다.

효성은 2012년 울산 용연공장내 연산 1000톤 규모의 폴리케톤 중합 생산설비를 구축해 소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건립해온 5만톤 규모의 폴리케톤 공장도 올 하반기 중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폴리케톤은 자동차 경량화 트렌드를 필두로 고속성장하는 기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를 대체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꿈의 소재’ 탄소섬유는 효성이 탄소복합재료 수요가 많은 미국 및 유럽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공략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탄소섬유 메이커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균일한 품질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향후 자동차용 소재 시장 등에서 큰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증설을 통해 생산량을 늘려나가는 등 수요증가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오롱은 듀폰과의 아라미드 섬유 소송을 해결하고 “풀생산, 풀판매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탄소섬유를 플라스틱 수지와 결합해 물성을 높이는 탄소섬유-플라스틱 복합물(컴포지트)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코오롱은 재활용이 가능한 열가소성수지를 원료로 사용해 친환경적이고 열경화성 수지 대비 제품 생산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탄소섬유복합소재를 개발해 자동차 등 대규모 양산이 필요한 업종을 공략할 방침이다.

8월초 3D프린팅용 신소재 인크레용도 새롭게 출시한다. 이 제품은 기존 소재보다 친환경적이며, 디자인적 요소가 대폭 가미됐다.

코오롱 관계자는 “인크레용을 개인용 및 가정용 시장을 중심으로 우선 공급해 나갈 예정”이라며 “향후 산업용 소재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광산업은 올들어 저융점섬유의 판매에 돌입했다. 저융점섬유는 가공이 쉬워 주로 접착용으로 사용하며 인체에 유해한 화학접착제를 대신할 수 있어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태광산업은 이 시장의 신규 진입자로, 초기 영업망 확보와 고객사 파트너십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탄소섬유 부문에서는 “품질 향상 노력을 지속하고, 아직 도레이 등에 비해 규모가 작기 때문에 공장 가동률을 높여 생산을 증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