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총리, 유럽순방 '끝'... 중-EU경제 밀착, 미국 견제하는 효과... 中 경제 '자신감'도 과시
2015-07-03 15:57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7번째 유럽순방을 마치고 3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중국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28일 중-유럽연합(EU)정상회의 참석차 벨기에, 프랑스로 향한 리 총리의 유럽순방은 '세일즈 외교'를 통해 중-EU의 경제적 거리를 한층 좁히고 동시에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과 자신감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신경보(新京報)는 2일 "리 총리가 발을 내딛는 곳곳에서 그야말로 '리커창 돌풍(强旋風)'이 일어났다"고 이번 순방의 분위기를 요약했다.
우선 '세일즈 외교' 고수답게 경제적 성과가 눈에 띈다. 지난달 29일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한 리 총리는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와 회동하고 통신, 금융, 교육, 관광 등 분야에서 12개 협정을 체결했다. 체결 규모만 180억 유로(약 22조4000억원)다.
이는 양국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벨기에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진출의 길을 확대하고 동시에 중국은 유럽시장 판로를 확대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날 양국 총리는 EU본부가 있는 벨기에와 중국을 오가는 직항노선 확대에 관한 의견도 나눴다.
이 중에는 중국의 '통 큰' 투자도 포함돼있어 주목된다. 중국이 프랑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항공기업체 에어버스의 여객기 A330 75대를 구매하기로 한 것이다. 구매금액만 약 180억 달러(약 20조1100억원)다.
이 외에 중국 대표 원자력업체인 중국광핵그룹유한공사, 중국핵공업집단공사와 원자력부문 합병을 앞두고 있는 아레바(AREVA)가 프랑스전력공사(EDF)가 협력을 약속했다. 세계적인 원자력 업체간 협력이 중국 원자력산업의 '저우추취(走出去)'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 중국의 경제적 위상, 경제성장 자신감 과시
리 총리는 그리스 부도 등으로 흔들리는 유럽에 중국의 위상을 과시하고 지속적 경제성장 유지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리 총리는 29일 브뤼셀에서 열린 제17차 중-EU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국은 유럽 국채 장기보유의 책임있는 채권자가 될 것"이라며 유럽 경제의 구원투수로 나설 뜻을 내비쳤다.
그리스 부도,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가능성과 이로 인해 촉발될 유럽 시장의 불안정에 구애받지 않고 계속 유럽국채를 보유하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중국-EU의 밀월이 시작됐다" "중국이 EU을 끌어안고 미국을 견제하고 나섰다" 등 보도를 쏟아냈다.
이날 중국-EU 비즈니스 서밋 기조연설에서는 올 연말 출범하는 EU인프라투자펀드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리 총리는 중국과 EU의 인프라 프로젝트 공조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중국은 3150억 유로(약 390조원)규모 EU인프라투자펀드에 적극적인 동참을 원한다"고 밝혔다.
OECD 파리 본부를 방문한 1일에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 경제 '위기설'을 일축하며 지속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조연설에 나선 리 총리는 "성장속도가 과거에 비해 다소 둔화되기는 했지만 이는 중국 시장 환경이 변했기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중국은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인 7%를 실현할 능력도 충분하고 또한 이를 자신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2일에는 중-프랑스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해 "중국은 안정적인 거시경제 정책을 운용하고 적극적인 재정정책, 적절한 통화정책으로 정세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면서 "구조개혁 등을 통해 정책 운용 효율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