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누구를 위한 면세점인가? (하)…시내면세점 전쟁, 올 연말 2라운드 돌입
2015-07-03 00:01
9월 이후 진행될 신규 특허 사업자 선정에는 새로운 기준 마련이 절실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사업자 선정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관세청은 지난 1일 서울지역 3개(일반경쟁 2개. 중소·중견기업 제한경쟁 1개)와 제주지역 중소·중견기업 제한경쟁 1개 등 총 4개 특허에 대한 사업자를 오는 10일 오후쯤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관세청은 이날 신청서 제출 기업들에게 오는 9일과 10일 사업 계획 발표 프레젠테이션(PT)를 진행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최종 선정은 오는 6일 확정되는 15명의 심사위원 손에 달리게 됐다.
◆10월 선정 예정인 서울·부산 시내면세점 4곳 쟁탈전…새로운 심사 기준 마련 절실
관세청이 오는 11월과 12일 잇따라 특허 기간이 만료되는 워커힐면세점과 롯데 소공점과 월드점, 부산 신세계면세점 등 4개 특허에 대해 오는 9월 25일까지 신청서를 접수한다고 공고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특허 심사에서 탈락한 일반경쟁 부문의 5개 법인은 이어질 특허에서 신청서를 제출하고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신청 업체들은 지난 1일부터 시작한 아주경제의 기획시리즈 ‘누구를 위한 면세점인가?’와 심사 기준 제안과 관련해 새로운 심사 기준이 적용되길 희망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기업체 관계자는 “관세청이 명분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부분에 더 많은 점수를 배정하고 비합리적인 심사 항목 등은 과감하게 정리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업체 관계자도 “실제 면세점의 고객인 외래 관광객, 특히 전체 외래 관광객의 절반에 달하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공략을 위한 실제적인 방안에 대한 기업들의 아이디어가 다음번 특허 심사에서 반영되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아주경제가 이번 면세점 특허 심사와 관련해 지난 6월 1~28일까지 중국인 대상 국내 여행 가이드 30명과 단체여행객 450명, 개별여행객 100명 등 총 580명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현재 국내 관광에 대한 문제점도 여실히 드러났다.
모든 여행 일정이 면세점 방문에만 맞춰있는 것을 질타했다. 새로운 관광 상품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재방문에 대한 매력이 없다는 뜻이다.
또 획일적인 면세점 구성으로 차별성을 찾을 수 없는 것도 지적됐다. 이는 명분을 앞세워 무조건적 중소·중견기업의 상품을 면적 단위로 평가하려는 관세청의 심사 기준에도 일침을 가하는 것이다.
그럼 이번 면세점 특허 심사에 나서는 기업들의 유커 공략 방안은 무엇일까.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의 합작 법인인 HDC신라면세점은 구입 금액에 따라 각종 혜택을 담은 한국 여행 필수 혜택 모음팩인 '창유예포(畅游礼包)'을 제공하는 등의 방안을 소개했다.
SK네트웍스는 한국 패션을 물론 뷰티와 라이프 스타일, 키즈 상품 등 체험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한 ‘프리미엄 K브랜드 전용매장’ 구성과 세계 최초 ICT 면세점 구축을 통해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을 내세웠다.
또 롯데면세점은 유커 구매 1순위인 화장품류 상품 구성의 차별화와 오랜 면세점 경험을 통한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의 단독 입점, 한류와 관광을 결합한 ‘ENTER-TOUR-MENT' 마케팅을 선보이기로 했다.
한화갤러리아에선 글로벌 멤버십 카드 이용을 통한 고객 유도와 국내 최초 외국인 컨시어지 서비스를 활발하게 운영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신세계DF는 개별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세계 본점 명품관을 비롯한 SC은행·분수대·남대문 시장 등 다양한 관광자원 개발을 통해 차별화된 가치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남대문시장 관광객들을 위한 한류 공연장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측은 현대DF의 주주로 참여한 모두투어, 앰배서더호텔(서한사) 등과 협력해 여행, 호텔, 면세점 중심의 여행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며 현대드림투어와 협업해 현대자동차 등 범(凡) 현대그룹 중국 현지 법인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센티브 투어도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랜드면세점은 현재 운영 중인 크루즈 사업을 활성화 하는 ‘한강’ 활용 방안과 홍대 상권을 이용한 공연장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