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발식 경영에 내부지분율 ‘상승’…총수 지배력 ‘강화’
2015-06-30 14:01
공정위, 2015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 공개
오너 집단 내부지분율, 55.2%…전년比 0.5%포인트↑
오너 집단 내부지분율, 55.2%…전년比 0.5%포인트↑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총수지분율 하락과 달리 오너체재 집단의 내부지분율이 상승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년간 내부지분율이 상승곡선인 상위 10대 대기업의 경우는 오너 지배력이 오히려 강화되는 추세다. 특히 문어발식 경영으로 인한 기업구조 문제와 경쟁력없는 기업의 계열 일감몰아주기 생존 등은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로 남는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5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에 따르면 전체 대기업집단(61개) 내부지분율은 29.4%로 전년보다 0.7%포인트 증가했다. 오너체재 집단(41개)의 내부지분율은 55.2%로 전년대비 0.5%포인트 늘어났다. 이 중 221개 상장 계열사의 내부지분율은 39.1%로 전년과 동일하다.
전체 내부지분율의 소폭 상승은 계열회사 편입·제외, 증자·감자 등 기업구조조정 등에 따른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증가 집단을 보면 한진이 9.3%포인트 상승했고 대림(8.0%포인트), 교보생명보험(3.7%포인트) 등이 차지했다. 감소 집단은 현대백화점(-11.7%포인트), 동국제강(-9.6%포인트), 한진중공업(-6.2%포인트) 등의 순이다.
최근 20년간(1996년∼2015년) 상위 10대 집단의 경우는 내부지분율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 2012년(55.7%) 정점을 기록,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총수 지분율은 2014년 이후 1% 아래로 하락했지만 계열회사 지분율 상승추세 등 지배력 강화는 여전했다. 특히 SK·롯데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오너일가 지분율이 낮은 대기업집단은 SK로 0.4%였다. 그 다음으로는 현대중공업 1.1%, 삼성·현대 각 1.3% 등이다.
반면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은 기업은 중흥건설로 43.4%에 달했다. 한국타이어와 부영도 각각 42.2%, 41.7%를 차지했다. 계열회사 지분율이 높은 집단은 이랜드(77.4%), 신세계(67.2%), 현대중공업(67.1%) 등의 순이다.
대기업집단 중 순환출자 집단은 11개로 순환출자 고리수가 총 459개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환출자 고리가 많은 집단은 롯데로 416개 보유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삼성(10개), 한솔(9개), 영풍(7개), 현대차(6개)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신규 순환출자 금지제도 시행 이후 KT(2개), 금호아시아나(1개), 현대(9개)가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 순환출자 고리수는 신규 순환출자 금지제도 시행 이후 24개 감소했다.
현대·한진이 각각 9개·7개 등 순환출자 고리를 많이 감소한 반면 한솔(9개),·영풍(7개)·현대자동차(6개) 등 8개 집단은 변화가 없다. 롯데는 416개(전체고리의 90.6%)로 1개 감소에 그치는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 오너기업들의 출자는 복잡한 구조를 띄고 있다. 오너체재 집단은 수평·방사형 출자 등으로 얽힌 채 순환출자 해소 등 개선에는 인색하다. 이들의 평균 출자단계는 4.1단계로 순환출자 해소 등에 따른 평균 출자단계가 전년(4.5단계) 대비 0.4단계 감소하는 등 여전히 아쉬운 수준이다.
이 밖에도 금산복합 집단은 전체 61개 대기업집단 중 30개 집단이 총 155개의 금융보험사를 보유했다. 오너가 있는 금산복합 집단(24개) 중 12개 집단소속 42개 금융보험사는 109개 계열회사(금융 82개·비금융 27개)에 출자하고 있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순환출자는 신규순환출자 금지제도 시행 전 대폭 감소한데 이어, 제도 시행 이후에도 감소하고 있다”며 “총수있는 금산복합 집단의 경우 금융회사의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출자가 감소(-11.8%)하는 등 금융-비금융 간 출자고리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측은 “우리나라는 선제적이고 상시적인 기업 구조조정이 이뤄지기 매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대기업이 집단경영을 하면 경쟁력이 없는 기업도 계열사의 지원을 받아 연명이 가능하고, 대주주 경영자는 부실화가 진행될수록 오히려 위험이 큰 프로젝트를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