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상승·주택가격 하락시 부유층도 위험"
2015-06-30 13:33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금리가 오르는 동시에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고액자산가도 빚을 갚지 못할 위험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2014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토대로 가계부채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금리 인상과 주택가격 하락이 강하게 이뤄질 경우 가계 부문의 부실위험이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가 2%포인트 오르고 주택가격이 10% 하락하는 복합충격을 가정해 가계 부문 부실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위험가구(가계부실위험지수 100 초과) 비율이 10.3%에서 14.2%로 3.9%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가계부채에서 위험가구가 보유한 부채(위험부채)의 비율은 같은 충격 시 19.3%에서 32.3%로 13.0%포인트나 상승했다.
금리만 올라가는 단일 충격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도 금리가 3%포인트 오를 경우 위험가구 비율은 3.7%포인트, 위험부채 비율은 11.4%포인트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격만 기존보다 15% 떨어지는 단일 충격 시에도 위험가구 비율과 위험부채 비율은 각각 2.8%포인트, 9.8%포인트 올랐다.
미국이 연내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에서 한국도 내년 이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는 데다, 인구구조 변화 등의 요인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고려하면 가계부채의 잠재 위험 증가가 상당함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금리 및 주택가격의 충격은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고자산가와 자가 가구, 자영업자의 부실위험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에 금리 2%포인트 인상, 주택가격 10% 하락의 복합충격이 가해졌을 경우 자산 5분위에 해당하는 고자산가의 위험부채 비율이 17.3%포인트 올랐고, 자가거주자는 13.8%포인트, 자영업자는 16.1%포인트 상승해 다른 가구에 비해 상승폭이 컸다.
보고서는 "고소득층과 고자산 보유 계층의 부실위험은 낮은 상황이지만 고자산 보유 계층의 충격 흡수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