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중국 만리장성...자연·인공훼손으로 30% 소실
2015-06-30 14:29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을 대표하는 상징물인 만리장성이 환경 피해와 일부 사람들의 몰지각한 행위로 본연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측에 따르면 자연적 풍화현상과 인위적 훼손으로 현재까지 중국 만리장성의 30% 정도가 소실됐다고 영국 가디언을 비롯한 외신들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만리장성의 총 길이는 6300km로 그 가운데 이미 1962km가 소실된 상태다. 수년간의 심한 비바람과 침식 등 자연 환경 피해에 그대로 노출된 데다 벽돌 틈에 자란 식물에 의한 부식, 수차례의 공사 작업 등에 따른 것이다. 한 관계자는 "성벽은 벽돌과 돌로 만들어졌으나, 지속적인 비바람에 깎여나가는 걸 막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주민 소득 수준이 낮은 허베이(河北)성 루룽(盧龍)현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곳의 일부 주민들은 집을 짓기 위한 용도로 만리장성의 벽돌의 깨서 가져다 사용하고 있다. 또 만리장성 벽돌에 중국어로 글씨를 새겨 30위안(약 5400원) 정도에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현상이 늘어나자 중국 당국은 만리장성의 벽돌을 절도할 경우 벌금 5000위안(약 90만원)을 물리고 있으나, 이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국은 만리장성 구간 중 베이징(北京) 외곽에 있는 바다링(八達嶺), 무톈위(慕田峪), 지융관(居庸關) 등을 관광지로 개발해 보호에 나서기도 했으나, 이 또한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만리장성은 중국 역대 왕조들이 흉노족 등 북방 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건설했으며 명(明)나라때 몽골의 침입을 저지하려고 대대적으로 확장했다. 동쪽 허베이성 산하이관(山海關)에서 간쑤(甘肅)성 자위관(嘉峪關)까지 동서로 길게 뻗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