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돈맥경화' 해소 '경기부양' 하자...기준금리·지준율 동시 인하

2015-06-28 10:12
126조원 유동성 공급 예상...안정적 성장 실현이 목적, 증시 및 부동산에 호재

중국 인민은행이 돌연 기준금리와 지준율 동시 인하 카드를 내밀었다. [사진 = 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통화당국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과감한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전날 오후(현지시간) 28일 시작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동시에 일부 금융기관에 대한 지급준비율(지준율)도 인하하는 방안을 내놓았다고 동방재부망(東方財富網)이 28일 전했다.

인민은행은 은행 등 금융기관의 1년물 정기대출과 예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해 각각 4.85%, 2.0%로 적용키로 했다. 여기에 더해 '삼농(三農 농촌·농민·농업)' 대출 비중이 높은 도시 및 농촌지역 상업은행 지준율도 0.5%포인트씩 인하해 유동성 공급의 효과를 높이기로 했다.

인민은행이 또 다시 시장에 돈을 풀고 나선 것은 최근 수출입,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주요 거시지표가 부진하고 심지어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불거진데 대한 긴급조치로 분석됐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 2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내린 후 이번에 무려 4번째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다. 지준율 인하도 3번째다.

기준금리와 지준율을 동시에 인하한 것은 지난해 말이 이후 거듭된 유동성 공급에도 자금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 중소기업과 농촌의 자금난까지 해소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인민은행은 "뉴노멀(신창타이) 성장단계에 진입한 중국 경제는 산업 구조조정 및 발전모델 전환의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가 기업 등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춰 경제총량을 안정시키고 지속적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중고속 질적성장을 의미하는 '뉴노멀' 진입이라는 부분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 중국 성장률 전망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지난해 중국 성장률은 7.4%로 24년래 최저치를 보였으며 올 1분기는 7.0%, 2분기는 7%를 밑돌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여기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올 들어 5월까지 2%를 훨씬 밑돌며 '돈맥경화'를 반영한 것도 인민은행이 돈주머니를 열게 된 배경 중 하나다. 

시장에서는 인번 기준금리와 지준율 인하로 시장에 약 7000억 위안(약 126조원)이 풀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농촌과 소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춰 실물경제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최근 회복조짐 감지된 부동산 시장, 급등 후 거세게 흔들리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훙쉬(楊紅旭) 상하이 역거(易居)부동산 연구원 부원장은 "이번 조치는 증시와 부동산 시장에 호재가 될 것"이라며 "특히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에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장다웨이(張大偉) 중원(中原) 부동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유동성 공급이 전체 부동산 시장을 상승 반전 시키지는 못한다"면서 "최근 회복조짐이 뚜렷해진 1~2선 대도시의 안정적 상승세 유지에는 힘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리다샤오(李大霄) 영대(英大)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로 최근 요동치고 있는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나 거품이 빠지면서 유발된 급락을 저지하기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이후 급등세를 지속했던 중국 증시는 최근 거센 조정장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 12일 5166.35로 최고점을 찍은 상하이종합지수는 26일 4200선마저 무너지며 4192.87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선전지수와 중국판 나스닥인 차스닥(창업판) 지수도 8%를 웃도는 하락폭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