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 거부권’ 충격에 국회 일정도 차질…‘민생경제’ 등 법안 처리 수면 아래로
2015-06-25 17:00
아주경제 조문식·김혜란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충격파가 정치권 전체로 퍼지고 있다. 당장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려던 법안들도 다시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6월 임시국회의 종료일은 다음 달 7일이다. 지난 24일까지 대정부질문을 마무리한 국회는 이날과 내달 1일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개최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현재까지 여야의 대립으로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법안은 박근혜정부가 대표적인 일자리창출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원격진료 의료시스템 도입을 위한 의료법개정안, 학교 주변에 호텔을 짓는 것을 허용하는 관광진흥법개정안,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자에게 공공택지를 우선 공급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임대주택법개정안 등이다.
또 소액 투자자를 온라인으로 모집해 창업 벤처 기업에 투자하도록 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일명 크라우드펀딩법)은 물론 대형 대부업체에 대한 감독권한을 지자체에서 금융위원회로 이관하는 대부업법 등 여당이 민생경제법안으로 추진 중인 법안도 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법, 의료법, 검역법, 영유아보육법 등 20여 개에 달하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법안 역시 처리하지 못했다.
여야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까지 겹치면서 민생법안의 장기 표류는 불가피하게 됐다.
이번 논란 자체가 정부의 권한인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수정·변경’ 권한을 강화하려는 데서 비롯됐기 때문에 입법부와 행정부 간 힘겨루기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8월까지 정부 예산 결산이 예정돼 있고, 9월부터는 내년도 예산 심의를 위한 정기국회가 예정돼 있어 입법부와 행정부 간 힘겨루기가 연말까지 장기화할 가능성도 고개를 든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대책을 담은 법안을 포함해 모든 국회 의사일정 협의를 중단하기로 함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6월 임시국회는 물론 앞으로 정치 일정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이처럼 정치권이 여·야, 당·청, 입법·행정으로 갈려 충돌하면서 정국은 걷잡을 수 없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