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의 혁신 “포스코 창립 47년 만에 평직원에 경영 문호 개방”

2015-06-25 11:46
직원들에게 경영쇄신 아이디어 접수, “직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겠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포스코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포스코가 창립 47년 역사상 처음으로 평직원에게 경영 문호를 개방했다.

군대식 상명하달 의사체계를 혁파하고 직원들의 능동적인 활동을 위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그리는 바텀업(Bottom-up) 혁신의 첫 시도가 마련된 것이다.

‘죽을 각오로 임해야 살아날 수 있다(死卽生)’는 각오로 포스코 경영쇄신을 추진중인 권 회장은 직원들에게까지 아이디어를 받는다.

포스코는 최근 사내공지를 통해 “직원 누구나 최고경영층에 직접 쇄신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며 △사업구조 △책임경영 △HR혁신 △거래관행 △윤리·의식 △기타 등 6개 부문에 걸쳐 그룹 전 직원들로부터 ‘허심탄회’한 제안을 받는다고 밝혔다.

오는 30일까지 사내 인트라넷인 EP 초기화면에 ‘경영쇄신 제안방 앱’을 통해 접수하며, 그룹의 모든 직원들은 권 회장 등 최고경영진에게 직접 회사의 발전 방향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그동안 기술개발이나 안전 등 세부 부문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내 제안방은 운영됐지만 회사 경영과 관련해 직원들의 의견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경영쇄신위가 꾸려진 직후 열린 회사 운영위원회에서 권 회장은 ‘직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직원들도 쇄신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의견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개별 직원들이 이메일로 의견을 남길 수도 있지만 그 보다는 직접 의견을 남길 수 있는 통로를 개설하는 것이 좋겠다고 보고 제안방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 국민적 신뢰를 되찾기 위해 지난 5월 15일 권 회장을 위원장으로 포스코 사내이사 전원과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등 주요 5개 계열사 대표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하고 대대적이고 구체적인 경영쇄신방안 마련 작업을 진행중이다.

앞서 사외이사들은 지난 4월 30일 ‘포스코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제언’을 포스코 경영진에게 전달하여 구조조정,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시스템, 거래관행의 투명성 그리고 무관용의 윤리원칙 등 총 4 가지 분야에서 중점적인 쇄신 추진을 요청한 바 있으며, 이사회 스스로도 포스코의 책임경영체제 구현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외부 자문위원회도 설치해 포스코 울타리 밖에서 포스코를 바라보는 시각도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쇄신 작업에 권 회장은 포스코그룹을 구성하는 일반 직원들까지 참여시켜, 포스코의 가치사슬과 연결된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구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로 권 회장은 국민의 성원으로 설립된 포스코가 국민의 기업으로 다시금 자리매김하기 위한 ‘소통경영’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의견을 담아 집약한 ‘포스코 경영쇄신안’에서는 파격적인 개선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권 회장은 최근 그룹 임직원들에게 보낸 CEO레터를 통해 ‘현장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권 회장은 ‘가장 뛰어난 아이디어는 점원과 창고 직원들로부터 나온다’는 톰 피터스의 말을 인용, “탁상공론만 하는 기업은 지금처럼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현장경영을 통해 회사의 숨겨진 문제점을 찾아내고 새로운 개선과 도약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며 “

저는 지난해 초 부임한 이래 국내외 생산 현장, 마케팅 현장, 연구개발(R&D) 현장 등을 찾고자 노력했다. 앞으로도 현장과 호흡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필드(field)형 최고경영자(CEO)’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