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의 절친 악당들’ 고준희 “나미가 고준희스럽다는 말, 맞아요”
2015-06-26 11:32
‘나는 달린다’ ‘건빵 선생과 별사탕’에 출연한 후 ‘여우야 뭐하니’에서 고준희 역을 맡아 걸출한 신인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랑에 미치다’ ‘내 마음이 들리니?’ ‘일년에 열두 남자’에 캐스팅됐으며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에서 2AM 정진운과 가상결혼을 하기도 했다.
이후 ‘걸스카우트’ ‘꼭 껴안고 눈물 핑’ ‘려수’ ‘인류멸망보고서’ ‘건축학개론’ ‘결혼전야’ ‘레드카펫’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채웠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고준희의 대표작은 없었던 게 사실이다. 연기를 못하지 않지만 기억에 남기는 어려웠다. 그런 면에서 ‘나의 절친 악당들’(감독 임상수·제작 휠므빠말)은 고준희의 대표작이 될 전망이다.
지난 22일 서울 팔판동 카페에서 만난 고준희는 “임상수 감독님과 꼭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임상수 감독님 너무 좋았죠. 감독님도 얘기하는 걸 좋아하시는데 첫 미팅 때부터 영화 얘기를 많이 했어요. 저랑 감독님이랑 (류)승범 오빠랑 셋이 리딩을 많이 했죠. 전체 리딩은 딱 한번만 했어요. 감독님이랑 꼭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서도 승범 오빠나 감독님께 폐 끼치고 싶지 않았어요. 잘하는 분들이고, 이미 인정을 받은 분들이니까요. 저도 배우다보니 연기에 대한 열망은 항상 갖고 있었죠. 감독님께서 제가 잘 놀 수 있게끔 만들어주신 것 같아요. 그리고 ‘나의 절친 악당들’의 시나리오가 갖는 통쾌함이 좋았어요. 100% 현실적이지 않은, 어느 정도 판타지도 있어 더 통쾌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 연기하면서 시원하기도 했고요. 신났죠.”
폐차장에서 먹고 사는 야쿠부(샘 오취리)와 그의 아내 정숙(류현경) 역시 70억원에 가까운 돈을 보고 넷이 나누길 원한다.
실제로 그만한 돈이 고준희의 앞에 있다면 어떨까? 고준희는 “그런 큰 돈이라면, 떳떳하지 못한 돈이라면 저도 가질 것 같다”며 “돈이 생겼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게 하면서 조용히 잘 쓸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고준희는 ‘나의 절친 악당들’을 통해 첫 액션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색하지 않았고, 원래 맞는 옷을 입은 듯 매끄러웠다.
그동안 고준희가 보여주지 않은 연기의 결을 보여주는 게 ‘나의 절친 악당들’인데 이상하게도 ‘고준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성격이 들어가지는 않았는지 궁금했다.
“감독님께서 나미에 대한 부담을 갖고 연기를 할까봐 ‘너무 나미가 되지 말라’고 하셨어요. 고준희가 연기를 하는 거니까 고준희를 배제하지 말라고 하셨죠. 그래서 ‘고준희스럽다’고 보셨을 것 같아요. 감독님이나 승범 오빠 모두 잘 놀 수 있게 만들어주셨죠. 심지어 승범 오빠는 ‘내가 뒷받침이 돼 줄께’라고 얘기해줄 정도였어요. 그러면서 ‘왜 항상 액션이나 시원한 영화에서는 남자가 세고 이끌고, 여배우는 섹시한 캐릭터로 나와야하느냐. 그것보다 남자는 여자를 챙겨주고 그래야 더 멋있는 것’이라고요. 정말 고마웠죠.”
고준희가 ‘나의 절친 악당들’의 현장이 즐거웠던 이유는 또 하나가 있다. 바로 전작인 ‘레드카펫’ 촬영 감독이 영화를 찍었기 때문. 촬영 감독이 “무조건 예쁘게 찍어줄께”라고 했고, 고준희는 힘이 날 수밖에 없었다.
여러모로 즐겁고 의미있는 작업이었던 ‘나의 절친 악당들’은 분명 고준희의 대표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