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전남 광양에서 장례식장의 실수로 다른 사람의 시신을 화장할 뻔한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23일 광양시와 유족 등에 따르면 유족들은 전날 오전 9시께 광양 영세공원에서 고인 양모씨(96)의 시신을 화장하려고 마지막 예배를 하는 도중 운구차 기사로부터 "시신이 뒤바뀐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예식을 중단했다. 

시신이 뒤바뀐 것을 확인한 사람은 고인 양씨보다 30분 늦게 발인해 매장을 해야 하는 김모씨(85·여)의 아들이다. 발인을 위해 어머니의 관을 본 순간 입관 때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채고 장례식장에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시신을 확인한 장례식장은 고인 양씨와 김씨의 시신이 바뀐것을 확인하고 부랴부랴 화장장으로 출발한 운구차 기사에게 연락을 취하면서 다행히 화장까지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당초 고인 양씨의 발인은 이날 오전 8시로 예정됐지만 유족들이 15분 가량 늦게 참석하면서 결과적으로 뒤바뀐 시신의 화장을 막은 셈이 됐다. 장례를 치렀던 광양의 한 장례식장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다른 시신을 유족들에게 전달하면서 착오가 생긴 것이다. 

고인의 관을 잘못 보내는 바람에 화장을 해야 할 고인은 매장하고, 매장을 해야 할 고인은 화장할 뻔한 상황이었다. 하마터면 대대손손 다른 사람에게 제사를 모셔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장례식장 측은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이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