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표절 인정

2015-06-23 13:55

[SBS '힐링캠프' 화면 캡처]


아주경제 이진 기자 = 표절 논란 후 침묵으로 일관하던 소설가 신경숙 씨가 표절을 인정했다.

신씨는 23일 공개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의 문장과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본 결과,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무리 지난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사실상 잘못을 인정했다.

또 신씨는 ‘전설’ 외에도 ‘기차는 7시에 떠나네’ ‘엄마를 부탁해’ 등 그의 작품 전반에 쏟아지는 표절 의혹에 대해 “어떤 소설을 읽다보면 어쩜 이렇게 나랑 생각이 똑같을까 싶은 대목이 나오고 심지어 에피소드도 똑같을 때가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무엇보다 제 소설을 읽어주신 많은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모든 게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제 탓”이라고 거듭 사과했다.

그러나 그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임기응변식 절필 선언은 할 수 없다. 나에게 문학은 목숨과 같은 것이어서 글쓰기를 그친다면 살아도 살아있는 게 아니다”라며 “원고를 써서 항아리에 묻더라도, 문학이란 땅에서 넘어졌으니 그 땅을 짚고 일어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제가 된 단편 ‘전설’은 1994년 처음 발표됐으며 1996년 창비에서 펴낸 소설집 <오래전 집을 떠날 때>(2005년 <감자를 먹는 사람들>로 제목을 바꿔 재출간)에 수록됐다. 이 소설에 대해 작가 이응준씨가 지난 16일 ‘우국’과 유사하다는 표절 의혹을 제기하면서 파문은 일파만파로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