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씹은 테일러 스위프트 “음악 공짜아냐” 일침에 애플뮤직 ‘항복’

2015-06-23 00:15
공개 비판 하루만에 애플, 무료 서비스 기간에도 뮤지션 로열티 지급 결정

22일(현지시간) 폰아레나는 테일러 스프위트가 사과를 씹어먹으려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사진=폰아레나 영상화면 캡처]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전 세계 IT산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애플이 26세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개비판에 백기를 들었다.

22일(현지시간) 미 IT 전문 매체 폰 아레나에 따르면 스위프트는 지난 21일 마이크로블로그 텀블러 페이지에 애플의 로열티 미지급 정책을 공개 비판하며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신의 최신 앨범 ‘1989’를 애플 뮤직에 제공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애플은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자사의 스트리밍서비스 ‘애플 뮤직’의 무료 서비스 기간 3개월 동안 뮤지션들에게 로열티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개한 바 있다.

스위프트는 이에 대해 “3개월동안 아무 대가없이 음악을 혁신하고 창조해야하는 젊은 아티스트와 프로듀서의 어려움을 알기나 하느냐”며 애플에 대해 “충격적이고 실망스러우며, 전통적으로 진보적이면서도 관대한 회사답지 않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뮤지션들을) 애플에서 일하는 창조적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대우해달라”며 “우리는 공짜로 아이폰을 달라고 하지 않는다. 애플도 제발 보상 없이 우리 음악을 제공하라고 요구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같은 스위프트의 글이 6만2000개가 넘는 네티즌 공감을 받으며 부각되자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도 어쩔 수 없었다.

스위프트의 공개 비판이 제기된지 하루만에 애플은 “무료 서비스 기간에도 뮤지션들에게 로열티를 지급하겠다”며 즉각 태도를 바꿨다. 애플의 인터넷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담당 수석부사장 에디 큐는 이날 “아침에 일어나 테일러의 글을 보고 우리가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다만 애플은 로열티로 얼마를 지불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애플은 음원 매출 수익을 나눌 때 업계 평균인 70%보다 많은 71.5%(미국 내), 73%(국외)를 뮤지션 등에게 배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위프트는 5번째 정규 앨범 ‘1989’이 미국 연간 최고 판매량(366만 장)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 ‘빌보드 뮤직어워드 2015’에서 최우수 아티스트, ‘최우수 빌보드 200 아티스트’ 등 8관왕을 차지했다. ‘1989’ 수록곡 ‘셰이크 잇 오프’(Shake It Off)는 빌보드 최우수 스트리밍송에 오르기도 했다.

스위프트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뮤지션을 정당하게 대우하지 않는다는 부정적 발언을 자주 해왔다. 작년 11월 ‘1989’ 앨범이 갓 출시됐을 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에 ‘1989’ 음원 서비스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