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코스닥 분리 논쟁에 투자자는 없다

2015-06-22 15:02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분리가 최근 자본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금융당국과 벤처업계는 거래소 경쟁력 강화와 자금공급 확대 등을 위해 코스닥을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거래소는 거래비용과 투자위험만 높아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종남 거래소 상무는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코스닥 분리로 인한 비효율, 비용 부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는 거래소의 지주회사제 전환과 기업공개(IPO) 동시 추진이 제시됐다.

그동안 거래소 지배구조 개편 논의는 당사자인 거래소는 물론 주주(증권사 등)와 회원사, 투자자의 의견이 철저히 배제된 가운데 진행돼 왔다. 

이미 임종용 금융위원장이 코스닥 분리 강행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이나 주주 증권사 대표가 선뜻 의견을 내놓기도 쉽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거래소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는 한화투자증권이 최근 "거래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코스닥시장 분리보다 상장을 논의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은 것에 대해 '소신있는 행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이번 코스닥 분리 문제에서 투자자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사실이다.

코스닥 분리 찬성파는 벤처투자자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시장 분리를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2000년대 초 정보기술(IT) 거품이 붕괴될 때처럼 무분별한 상장에 따른 부작용을 막을 대책은 아직 내놓지 못했다. 코스닥 분리시 전산이나 경영지원 부문 중복투자로 비용지출도 늘어날 수 있고, 이는 상장사나 투자자에 전가될 공산이 크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대안을 찾기란 쉽지 않다. 충분한 시간과 논의가 필요한 이유다. 관치로만 밀어붙이기에는 거래소를 둘러싼 이해관계자가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