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인맥지도가 바뀐다] '58년 개띠' 시대 저물고 60년대생 전성시대 도래

2015-06-22 08:12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관가에 1960년대생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58년 개띠'로 대표되는 50년대생 공무원의 이직과 은퇴가 이어지면서 60년대생 공무원으로 빈자리를 모두 채워나가는 모양새다.

특히 수석부처인 기획재정부를 살펴보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55년생)을 제외하고는 국장급 이상 정무직공무원 및 고위공무원 중 별정직을 제외한 50년대 생은 이원식 국고국장(58년생) 한 명뿐이다.

◆ 치열한 생존 경쟁의 대명사였던 베이비부머 세대의 퇴진

1950년 발발한 6·25전쟁 이후 몇년간은 살기 힘들고 사회가 혼란스러워 아이를 갖기 어려웠다. 1953년 휴전 후 사회가 안정되자 집중적으로 아이를 낳기 시작했고, 이때 태어난 아이를 '베이비부머 세대'라고 부른다.

통상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을 통칭하며, 이들은 우리나라 인구의 14%(약 700만명)를 차지한다.

58년 개띠들은 치열한 생존 경쟁의 대명사로 불린다. 베이비부머 세대 중심부에 속해 있다 보니 언제나 사람에 치여 살았다.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에서 공부를 했고, 사회에 나가서도 늘 좁은 문을 지나 다녀야 했다.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몸에 배일 수 밖에 없었다.

박근혜 정부 초기에만 해도 '공직 사회의 꽃'으로 불리는 1급 공무원에 1958년 생이 가장 많았다. 정무직 공무원 역시 신재윤 전 금융위원장을 선두로 곳곳에 포진했었다.

그러나 박 정부의 절반을 지나고 있는 지금 점차 1960년대 생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는 모양새다.

◆ 뜨거운 이름 '386세대'…1960년대생의 약진

1990년대에는 386세대라는 말이 있었다. 당시 30세의 나이로 1960년대 출생, 1980학번을 달고 있는 이들을 말한다.

이들은 대학시절 끊임없는 학생운동과 더불어 노동운동까지 가장 강력하게 민주화에 뛰어든 세대다. 이 뜨거운 시절을 보낸 60년대생들이 현재 관가의 실세라고 할 수 있다.

수석정부부처인 기획재정부만 들여다봐도 정무직 및 고위직 공무원에 1960년대생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별정직을 제외하고 장관인 최경환 부총리와 1958년생인 이원식 국고국장 외에는 전부 60년대생이다.

우선 주형환 1차관과 방문규 2차관은 각각 1961년, 1962년생으로 기재부 60년대생 시대를 이끌고 있다.

1급인 정은보 차관보(1961년생), 최희남 국제경제관리관(1960년생), 노형욱 재정관리관(1962년생), 김철주 기획조정실장(1963년생), 송언석 예산실장(1963년생), 문창용 세제실장(1962년생) 등 6명 모두 60년대 생이다.

국장급 역시 60년대 초반부터 60년대 중반까지 골고루 포진해있다.

◆ 공무원 사회의 변화…1960년대생의 합리적 성향

1960년대생의 약진은 공무원 사회의 변혁을 기대하게 한다.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았던 1950년대생과는 다르게 이들은 합리적이고 분석적이라는 평이다.

그들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철저하게 합리적인 결과를 이끌어낸다.

뚝심있는 추진력으로 정책을 밀어붙였던 50년대생과는 달리 앞뒤를 재고 실패 확률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복지부동으로 불리는 고질적인 공무원 사회의 오명도 점차 희석될 가능성이 크다. 60년대생은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고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해외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기 때문에 글로벌 인맥도 상당하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입지가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제 관가에서는 1960년대생이 실세로 자리매김했다"라며 "앞으로 공무원 사회는 경직되고 상하수직적인 관계에서 점차 유연하고 수평적인 관계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