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함도 등 세계유산 등록에 한국 주장 배려할 것”

2015-06-21 15:17
NHK “기시다 후미오 日외무상, 한일외상회담서 한국 동의 얻고 싶어”

일본 하시마 섬(端島·일명 군함도) [사진=위키피디아]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조선인 강제징용소를 포함한 일본 산업 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 문제를 놓고 한국과 일본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한국의 주장을 배려할 의향을 나타냈다고 NHK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오는 21일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 외교장관회담때 자국 산업혁명 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 문제와 관련, 한국의 주장에 일정한 배려를 할 의향을 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시다 외무상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때 ‘일본 산업시설에서 이뤄진 조선인 강제징용을 세계 유산 등재때 반영하고 알리라’는 한국의 주장을 배려할 의향을 나타냄으로써 등재에 대한 한국의 동의를 얻고 싶은 생각이라고 NHK는 전했다.

양국 외무장관은 또 아직 한차례도 열리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사이의 양자 회담을 성사시키는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하기로 했다고 NHK는 전했다.

앞서 지난달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일본 규슈(九州) 지역을 중심으로 한 8개 현에 걸친 총 23개 산업 시설의 세계 문화유산 등재를 유네스코에 권고했다.

문제는 일본 정부가 추천한 이들 23개 시설에에 나가사키(長崎) 조선소,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탄광 등 조선인 수만 명이 강제노동한 현장 7곳이 포함된 것이다. 

특히 등재 시설에 포함된 미쓰비시 나가사키조선소는 태평양전쟁 당시 전투함과 어뢰 등을 생산하는 전초기지로 최대 4700명의 한국인이 동원됐다가 1945년 8월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곳이다.

한국 정부는 7개 시설에서 5만7900명에 달하는 한국인이 강제노역을 당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일본 정부가 이를 외면하고 단순한 산업혁명시설로 미화해 등재를 추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혀 왔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이에 대해 “인류보편적 가치를 지닌 유산을 보호하는 세계유산협약의 기본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