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식샤를 합시다2’ 이주승 “미스테리한 역할로 속이는 재미 쏠쏠했죠”
2015-06-19 17:17
tvN '식샤를 합시다2'에 자신의 이름으로 출연, 극의 긴장감을 도맡았던 배우 이주승을 지난 10일 아주경제 편집국에서 만났다. 이주승을 자신이 살해했다고 오해하고 그의 신분으로 위장해 살아가는 인물이다. 극 내내 마음 편히 밝은 표정 한번 짓지 못하고 괴기스러운 행동으로 시청자의 궁금증을 키웠다.
"숨기고 있는 비밀이 많으니까 연기하는 데 재밌었어요. 사람을 죽인 게 아니지만 그렇게 보이게끔 속여야 하잖아요. 사실관계를 떠나 다음 회를 보게끔 하는 역할이죠. 물론 시청자를 속이기 위해 과도하게 연기한 부분도 있었어요. 처음에는 개연성 있는, 하나의 완성된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하지만 나중에는 시청자를 속이는 재미가 더 쏠쏠하더라고요. 동료 연예인들이 ‘도대체 네가 연기하는 역할이 무슨 캐릭터냐’고 물었지만 정말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았어요. 나만 알고 있는 재미가 만만찮더라고요(웃음)."
tvN '식샤를 합시다2'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사실 이주승은 데뷔 7년 차다. 길거리 캐스팅 '사기'를 당한 이후 배후를 꿈꿨다.
“길거리 캐스팅됐는데 사기인 것을 알게 되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어요. 근데 이상한 게 사기를 당한 건데도, 아 ‘내가 그래도 뭔가 가능성이 있어 보이니까 명함을 줬겠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배우를 꿈꿨습니다.”
금전적 피해를 입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주승은 연기에 올인했다. 수업 시간에 조용히 앉아있을 때도 머리 속은 시나리오 생각으로 시끄러웠다. 연극부 활동을 하며 대회에도 나갔고 작은 영화를 수도 없이 만들었다. 그러다가 그는 '운이 좋은 사람'이 되어 진짜 배우가 됐다.
“얼마나 많겠어요, 오디션장에 저만큼 연기하는 사람이. 제가 캐스팅된 건 제가 특출나게 연기를 잘해서가 아니라 제가 그 역할에 맞았을 뿐이에요. 운이 좋았을 뿐이죠”
운이 좋은 이주승은 완벽주의자다. 대본을 계속해서 보는데, 대본이 더러워지는 게 싫어 줄도 긋지 않는단다. 메모가 필요할 때는 다른 곳에 적는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작한 시나리오 작업을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는데 놀랍게도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쓸 때는 (시나리오에) 빠져서 정신없이 쓰는데 나중에 읽어보면 민망하고 부족한 부분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다 지워버려요. 아깝다는 생각은 안 해요. 부족한 시나리오니까요. 20대가 끝나기 전에 다시 한 번 실패하더라도 연출을 해보고 싶어요. 언젠가는 내가 연출한 영화의 주인공을 연기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거든요.”
시나리오를 폐기하지만 감독 겸 배우라는 작지 않은 꿈만큼은 버리지 않는 스물일곱 이주승. 3년 안에 그의 연출작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