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제한폭 30%로 늘리니 우선주만 뛰네

2015-06-18 16:49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한국거래소가 주식 가격제한폭을 ±30%로 확대한 후 유독 우선주가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강세를 보이는 우선주는 대체로 오를 만한 명확한 사유가 없다.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모두 우선주로 녹십자홀딩스1우 및 녹십자홀딩스2우, SK네트웍스우, 진흥기업우B, 진흥기업2우B 5곳이다.

전날에도 12개 우선주가 무더기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가격제한폭 확대 첫날인 15일에도 4개, 둘째날인 16일 5개 우선주가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투자자 관심이 우선주로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선주는 의결권은 없지만 배당 우선권을 갖는다. 유통되는 주식 수나 거래량이 보통주에 비해 적기 때문에 단기간에 주가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 

가격제한폭이 확대된 후 유통물량이 적은 종목 위주로 상승폭이 커진 이유는 배당 혜택을 노린 투자자가 대거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문가는 우선주 강세에 대해 우려한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우선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서 단기적으로 가격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가격제한폭이 확대됐다고 해서 주가가 2배 오를 종목이 3배 오르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최근 주가가 급등한 종목, 신용잔고가 높은 종목에 대해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만약 우선주에 투자하고 싶다면 실적 전망치 개선이나 가격매력, 유동성을 두루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우선주 가운데 실적개선이 수반되고 유동성과 가격매력이 뒷받침되는 기업이 유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인 우선주 가운데 실적 전망치 개선이 진행되고 있으며, 일정 수준(일평균 거래량 5000주 이상) 유동성을 갖췄고, 상대적인 가격 매력이 있는 기업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가격제한폭 확대 나흘째인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7.02포인트(0.34%) 오른 2041.88로 장을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선 기관이 247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4억원과 248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6.59포인트(0.92%) 오른 725.20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