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청정을 유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던 제주에 메르스 위기가 찾아왔다. 메르스 확진자가 제주를 3박4일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제주 방역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18일 제주도 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밤 11시30분께 중앙대책본부로부터 141번 메르스 확진환자(남·42)의 행적을 조사한 결과 5일부터 8일까지 관광차 제주에 머물렀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141번 이 환자는 5일 오후 4시께 아내와 아들 및 친구 부부 등 모두 4가족과 함께 제주공항에 도착한 뒤 렌터카를 이용했으며, 중문 제주신라호텔에서 3박4일 동안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횟집 등에서 식사를 하고, 승마장 등 관광지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호텔에서 아침을 먹은 뒤 상경한 그는 9일 직장에서 퇴근 후 오후 4시께 발열 및 기침 증세를 보인 이후 11일까지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12일에는 강남구보건소에 연락해 1차 검사 결과 양성판정을 받았고, 13일에는 국립보건연구원에서 2차 검사결과 최종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에 도대책본부는 특히 만일의 사태에 대비, 이날부터 141번 환자에 대한 동선 파악에 나섰다. 우선 제주신라호텔 내 CCTV를 확인하고 동선을 파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대책본부에 따르면 141번 환자는 호텔 내에서 일행과의 움직임은 거의 없었으나 아침 조식 뷔페에 가족과 동반해 식사를 3회 한 것으로 파악했다. 아울러 중앙대책본부에서 141번 환자의 배우자와 아들을 비롯해 밀접접촉자들도 모니터링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특이증상은 없다.

도대책본부는 141번 환자가 3박4일 호텔에 체류하는 동안 호텔 출입구 설치된 발열감지카메라와 공항 발열장치에 특이사항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 바, 제주서 머무르는 동안은 잠복 기간이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책본부는 만일에 사태에 대비해 CCTV와 호텔직원 진술을 통해 141환자와 접촉한 현황을 파악한 34명의 밀접 접촉자와 31명에 대해서는 신원을 확인해 자가 격리를 취하도록 통보했다. 밀접접촉자는 주로 호텔 직원들로 카운터 직원과 식당 직원 등이다.

이와 함께 도 보건위생당국은 신라호텔를 상대로 가능한 예약도 받지 말고 역학조사에 충실히 협조해줄 것을 당부하는 등 영업 자제를 요청했다.

앞으로 확진자 동선에 포함되는 식당과 관광지 등을 공개하고 해당 시설에 대해서는 긴급 방역소독도 철저히 실시한다.

한편 141번 환자는 지난달 27일 부친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외래 정기검진을 받을 당시 동행했다가 14번 환자와 접촉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