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도의회, 학교 운동장 '인조잔디' 제외 "충돌"

2015-06-17 17:14
도교육청, 유해성 논란 ‘인조잔디’ 제외
도의회, 인조잔디를 제외한 진짜 이유가 뭐냐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제주도내 학교운동장 교체정책을 두고 제주도교육청과 도의회간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문제는 제주도교육청이 유해성 논란을 낳은 ‘인조잔디’를 제외한 것.

도교육청은 지난해 실시한 인조잔디 운동장 유해성 검사에서 인조잔디가 조성된 대부분 학교에서 유해 물질이 초과 검출됐으며, 최근 조성된 인조잔디에서도 유해물질이 나와 인조잔디는 운동장 교체 정책에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이에 17일 열린 제331회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도의회 교육의원들은 도교육청이 학교운동장 교체정책에서 인조잔디를 뺀 것은 사실 근거와 달리 ‘일방통행식’이라고 반발했다.

김광수 교육의원은 “최근 나오는 인조잔디는 친환경으로 된 제품이 많아 유해성이 우려되지 않는다”고 인조잔디 유해성 문제를 놓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당초 교육청이 제출한 인조잔디 조성학교 유해성 검사 결과에서도 인조잔디가 조성된 일부 학교에서는 유해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며 “하지만 이번 정책 결정 과정에서는 전혀 이런 부분을 포함하지 않고 결정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이 인조잔디를 제외한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임경철 도교육청 체육복지과장은 “유해성을 떠나도 인조잔디에 따른 문제점이 많이 지적되고 있다” 며 “학생들의 쾌적한 환경 제공을 위해 천연잔디 또는 마사토 운동장만 고려하고 있을 뿐”이라고 답했다.

이에 강시백 의원은 “마사토는 흙 먼지 날림이 많고, 2~3년이 지나면 마사토 성분 중 규사만 남아 운동장이 하얀색으로 변한다” 며 “이로 인해 자외선이 반사되고 눈과 피부를 상하게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특히 비가 오면 운동장이 질퍽질퍽해지는 단점과 함께 아이들이 운동하다가 넘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또 “천연잔디의 경우에도 진드기, 뎅기열 등 감염병 우려와 농약 사용 등의 단점이 있다” 며 “또한 관리를 위해 많은 인건비가 많이 소요되는 등 활용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질의에서 강성균 의원은 교육감이 인조잔디를 뺀 마사토와 천연잔디만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느냐고 의문을 던지며 포문을 열었다.

강성균 의원은 “교육감이 인조잔디를 제외하고 마사토와 천연잔디만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교육감은 잘 알고 있을 것” 이라며 “교육감이 고집하는 이유에는 연대와 배경이 중요한 것 아니냐. 여기에 계신 분들은 교육감의 결정에 대해 얘기를 못하겠지만 있을 수 없는 짓을 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한번의 고민없이 배경만 가지고 결정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며 “사회주의 독재체제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을 제주교육청에서 하고 있다. 모든 결정이 교육감 독자적으로 결정, 정치적으로 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박영선 도교육청 정책기획실장은 “그런 점에 대해서는 오해를 말기 바란다” 며 “내부적으로 심도 있게 논의했고, 담당 부서에서도 그런 문제점에 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의원님들이 우려를 제기하는 마사토는 저급이지만, 우리가 고려하는 마사토는 전혀 성질이 다른 최상급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지난해 FITI시험연구원 및 제주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해 도내 인조잔디 조성 학교 66곳에 대한 유해성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대부분의 인조잔디 조성 학교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자, 도교육청은 ‘학교운동장 교체 정책’을 수립, 인조잔디를 제외한 천연잔디와 마사토 운동장을 기본 교체 방침으로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