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노동개혁...험난한 가시밭길 예고
2015-06-17 15:41
최근 취업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청년 실업률이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노동시장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사·정 대타협 결렬 이후 정부에 불신이 깊어진 노동계의 반발을 고려했을때 향후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 고용률은 40%에 그치고 있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50%)에 도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취업을 위해 휴학하는 청년들도 7년 전보다 1.8배 증가할 정도로 청년 실업난이 심각하다.
장년층의 경우도 정년 이전에 퇴직하지만 재취업할 때 임금은 장기근속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대·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간 불합리한 임금 복지격차가 심화돼 청년이 갈만한 중소기업 일자리도 부족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골자로 한 노동개혁을 통해 청년 고용절벽과 장년 고용불안을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노사정 대타협 결렬에 대한 실패를 딛고, 정부 주도의 노동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노동계의 시선이 곱지 않아 향후 과정에 있어 험난한 길을 예고하고 있다. 결렬된 노·사·정 대타협 논의결과를 토대로 정부가 개혁방안을 발표했다는 것에 대해 일방적 강행이라는 비판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임금피크제 등 임금체계 개편 관련 취업규칙 변경 절차와 기준과 관련해 법 적용 및 해석에 있어 노동계의 반발이 심한 상태다. 현실적으로 정년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이 결국 근로자들에게 불이익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노동계는 정부가 임금피크제 도입을 포함한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강행할 경우 총파업으로 맞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정부 주도의 노동개혁이 강행될 경우 6월 말과 7월 초에 대규모 총파업을 벌인다고 예고한 상태다.
경영계 역시 정부가 제시한 비정규직 등 취약근로자 보호 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에 대해 노동개혁과 동떨어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기업의 고용형태 선택권을 제한하고, 결과적으로 정규직 전환에만 초점을 맞춤으로써 고용경직성을 심화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법이 아닌 행정해석으로 노동개혁을 추진할 경우 오히려 통상임금 경우처럼 소송이 이어져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다만, 노사정 대타협 결렬로 노동시장 구조개혁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메르스 사태로 인해 각종 노동현안들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민간 노동전문가는 "정부가 노동계 반발을 감안해 노동계 요구사항들을 일부 수용한다고는 했지만 돌파구가 마련될 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정부가 내세운 4대 구조개혁 가운데 큰 축을 담당하는 노동개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고용시장이 위축되고, 이는 한국경제의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