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온실가스 감축목표 하향조정 요구

2015-06-16 11:32
온실가스 감축 수단인 원전비중 확대, 이산화탄소 기술은 적용하기 쉽지 않아

전경련 등 33개 경제단체와 발전 및 에너지업종 38개사는 16일 전경련회관 컨피런스센터에서 'Post 2020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한 경제계 의견 발표'를 개최했다. 박찬호 전경련 전무가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전경련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경제계가 지난 11일 발표된 정부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안)'에 대해 하향조정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33개 경제단체와 발전 및 에너지업종 38개사는 ‘Post 2020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한 경제계 의견’을 발표했다. 이들 경제단체는 정부가 제시한 감축수단들이 실현가능성이 낮고, 과도한 감축목표 설정으로 산업 공동화 현상이 초래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먼저 경제계는 정부가 제시한 주요 감축수단의 경우, 활용 가능성이 희박해 감축목표 이행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등 우리나라 주력 산업은 최신 감축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세계 최고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추가적인 감축여력도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 정부가 제시한 원전 비중 확대나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CCS) 활용 등도 안정성과 고비용 문제로 활용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원전 비중 확대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현실적인 방안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경제계는 과도한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으로 우리 기업의 경쟁력 약화에 따른 산업 공동화 현상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우리 기업들은 환율 급변동, 글로벌 경기침체에 직면하여 수출이 감소하고 수익성이 점점 악화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인데 과도한 감축목표 설정으로 국내 생산 축소, 생산기지 해외 이전, 투자 지연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국들도 자국 경제여건 등을 고려해 감축목표를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2025년까지 2005년 대비 26∼28%’ 감축목표를 제출한 미국은 최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석탄의 50% 수준에 불과한 셰일가스 사용이 본격화된 것을 감안해 목표를 제출한 것으로 평가된다.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25∼30%’ 감축목표를 제출한 러시아는 2012년 배출량이 이미 1990년 대비 약 50% 감소한 상황으로 목표 달성을 위한 부담이 없는 상태다.

전경련 박찬호 전무는 “2030년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감축수단의 적용 가능성, 국가경제 영향 등을 충분히 고려해 실제 달성가능한 수준에서 제시돼야 기업, 국민, 국가가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