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수몰된 성황당 나무 42년만의 물밖 외출?…최악의 가뭄에 애타는 농심
2015-06-16 09:27
소양강댐 용수공급 하한선까지 불과 2m 남겨…대책마련 시급
아주경제 박범천 기자 = 강원도 전역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급증하고 있어 시·군이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15일 기준 소양강댐 수위는 152.53m로 이는 소양강댐 준공 이후 역대 최저치 151.93m(1978년 6월 24일)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상청은 이달 10일 기준 전국 누적 강수량은 278.5㎜로 평년(332.1㎜) 대비 80% 수준으로 서울, 경기, 강원 등 중부지역의 누적강수량(143.4㎜)이 평년(278.5㎜)의 51% 수준이라고 알렸다.
이러한 끝없는 가뭄으로 소양강댐 수위가 낮아지면서 40여 년간 물에 잠겨 있던 수몰지역인 하수내리의 성황당 매차나무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가뭄 지역의 심각한 물 부족 상태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곳은 소양강댐이 준공 전 담수한 시기인 1973년 7월1일 이전에는 양구군 남면 하수내리였지만 현재는 인제군 남면에 속하는 지역이다.
인제군 남면에서 양구군 남면으로 연결하는 양구대교(연장 393m, 폭 8.4m, 높이 53m)는 1973년 2월 준공된 이후 1978년 교각 전체를 드러낸 후 37년 만에 또다시 교각 전체를 드러내 최악의 가뭄임을 실감케 하고 있다.
양구군은 소양강댐 완공으로 춘천 소양강댐 선착장과 양구읍 석현리 선착장을 연결하는 27㎞의 수로가 생겨 여객선 ‘동부 1호’가 1974년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이후 여객선 노선 연장으로 양구군 남면 하수내리와 상수내리를 거처 양구대교 교각 사이를 통과해 인제군 신남 선착장까지 운행했다.
그러나 현재 양구대교 아래는 여객선이 다니던 곳이라는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실개천으로 변했다.
하수내리 출신 이영병 양구군 자치행정과장(59세)은 “드러난 강바닥 곳곳에 마을을 지켜주던 정자나무들이 앙상한 모습으로 나타난 모습이 애처롭다”며 “옛 시절이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양구군은 관내 가뭄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을 위해 일일 상황보고 체제를 갖추고 양구군수를 중심으로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가뭄 극복을 위한 부서별 현황 파악과 지원 대책 강구에 나서고 있다.
양구군은 간이상수도가 부족해 고통을 겪고 있는 양구읍 고대리 일부 가구(2반) 등을 위해 소방차량을 이용해 물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창범 양구군수는 “모든 행정의 최우선을 가뭄 극복에 두고 있다"며 “가뭄 대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식수 공급과 농업용수 공급이고, 이것만 원만하게 이루어지면 80%는 극복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관련부서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한편 15일 기준 소양강댐 저수량은 약 7억5천610만t으로 경계 단계인 7억2천190만t과 약 3천420만t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있다. 생활용수와 공업용수의 공급을 감축하는 심각 단계인 7억1천590만t까지는 4천20만t 정도만 남아있다.
소양강댐 수위는 해발 152.5m로 정상적인 용수공급을 할 수 있는 '하한선'인 저수위와는 불과 2m를 남겨둔 상황이다. 소양강댐 수위는 하루 약 15∼18㎝씩 낮아지고 있어 심각한 물부족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토부와 수자원공사는 화천·의암·춘천댐 등 한강수계의 발전댐들이 발전을 위해 내보내는 물을 용수공급에 활용하는 비상연계운영을 통해 다목적댐의 용수공급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또 비상연계운영으로 소양강댐에 용수가 추가 비축되면 경계 단계에 이르는 시점을 7월 초·중순께로 늦출수 있어 최대 21일 가량 지연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