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모바일 중금리대출 확대… 속 타는 저축은행
2015-06-15 12:31
아주경제 홍성환·이정주 기자 = 시중은행들이 모바일뱅킹을 활용해 중금리대출에 나서기 시작했다. 중금리대출 확대를 통해 '금리단층'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화답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저축은행의 표정은 밝지 않다. 우량 고객이 대거 시중은행으로 빠져나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중금리대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금리단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10%대의 중금리대출을 강조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2일 금융지주사 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은행이 중금리대출 상품을 취급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모바일전문은행인 '위비뱅크'를 출범하면서 중금리대출을 선보였다. 위비모바일대출은 SGI서울보증과 협약해 출시한 중금리 서민금융상품이다. 신용등급에 따라 5~9%대 금리로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 가능하다.
시중은행의 중금리대출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도 좋다. 우리은행 위비모바일대출의 경우 지난달 25일 출시된 이후 지난 11일 현재 대출건수 935건, 대출승인액 3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저축은행 고객 가운데 그나마 양호한 등급의 이용자들이 이탈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은 신용도 5등급이 7%, 6등급 이상이 91%다. 이같이 5등급 이상 고객을 위주로 대출을 운영하면서도 부실율 증가 및 신용대출 기본원가 등의 압박 탓에 1금융권과 같은 조건으로 중금리대출을 실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조달금리가 하락해도 10~15%에 이르는 대손율이 낮아지지 않는 이상 기본원가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며 "당국이 금리단층을 없애기 위해 현실을 외면하고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어느 등급까지 중금리대출을 늘릴지 모르겠지만 무리한 확대는 대출의 건전성 문제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며 "일단은 당국의 지침에 따라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저축은행업계도 대출금리를 내리고 싶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며 "대출금리 인하는 동시에 대출 승인률 하락으로 이어져 오히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사채시장으로 흘러들어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