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첫 방중 일정 스타트...중국, 국빈급 대우로 환대

2015-06-11 15:19

아웅산 수치 여사는 11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 있는 8개 사찰(八大處·팔대처) 중 하나인 영광사(靈光寺)를 방문했다. [베이징 = 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첫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수치 여사는 10일 오후 미얀마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인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면담을 가졌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이날 수치 여사를 위해 양허우란(楊厚蘭) 주(駐)미얀마 중국대사를 양곤 국제공항에 보내 직접 배웅하게 하는 등 국빈급 예우를 했다.

수치 여사는 방중 이틀째인 11일 오전 수치 여사는 베이징에 있는 8개 사찰(八大處·팔대처) 중 하나인 영광사(靈光寺)를 찾았다. 이어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중국 지도부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치 여사는 오는 14일까지 닷새간 이어지는 방중 기간 동안 베이징과 함께 상하이(上海)와 윈난(雲南)성 등 3개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수치 여사의 이번 방중은 중국 공산당의 이례적 초청으로 성사됐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존재로 중국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음에도 그를 정부가 직접 초청한 것에는 다각적인 전략적 포석이 깔려 있다. 

우선 오는 11월 미얀마 총선에서 수치 여사가 대표를 맡고 있는 NLD가 승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만큼 미래 미얀마 지도부에 공을 들이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2011년 군부 통치를 끝낸 뒤 개혁개방을 통해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본격화하고 있는 미얀마와의 관계를 강화해 서방 견제에 나선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최근 발생한 미얀마 공군 오폭 사고에 대한 모종의 메시지를 전하고 껄끄러워진 관계 회복을 통해 대(對)미얀마 투자사업 재개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추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목적도 깔려 있다. 

미얀마 독립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딸인 수치 여사는 1988년 민주화 운동에 투신해 장기간 가택연금 생활을 해왔고 2010년 연금에서 풀려났다. 그는 이후 한국,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을 방문했고 자국을 방문한 각국 지도자들과 면담했지만 중국 방문은 여러가지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