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비상 지자체 발빠른 대응… 서울시, 115억 예산 투입
2015-06-09 16:24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비상체계를 구축하고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9일 지자체 상황을 종합해보면 서울시는 이날 메르스 방역 물품과 장비지원, 긴급복지 등에 115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키로 했다. 앞서 66억여 원은 이미 집행했고 필요하면 예산을 더 늘릴 방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4일 늦은 밤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방역망이 사실상 뚤렸다고 비판하고, 자치구 차원의 자가격리와 모니터링 등 대책을 내놨다. 이후 보건복지부 협조로 보건환경연구원이 메르스 확진 판정권을 부여받아 검진과 확진 판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시립병원 9곳과 보건소 25곳에는 메르스 관련 방문자 및 일반환자의 동선을 나눠 진료소를 설치했다. 2000여 명의 격리자 전원에게 생필품을 비롯해 식품과 위생용품도 지급키로 했다. 아울러 생활이 어려운 시민들에게는 긴급생계지원을 펼친다.
각 지방자치단체 보건환경연구원도 확진 환자를 다수 밝혀내고 있다. 이날 추가된 메르스 환자 8명 가운데 6명이 지자체 보건환경연구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발생 환자별로 90번(62)·95번(76) 대전시, 91번(49)·94(71) 경기도, 92번(27) 충청남도, 93번(64·여)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각각 확진 판정이 났다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고양시와 파주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 중이다. 고양시는 3개 구 보건소를 중심으로 SNS 실시간 대책회의를 열고 있으며, '고양시 직원 밴드' 또는 페이스북 등에 상황을 알리고 있다. 파주시는 보건소 내 메르스 진료상담실을 마련하는 한편 유관기관과 대책회의를 열어 예방수칙 전파에 진력했다.
전주시는 전북지역 보건소 중 처음으로 전담진료실을 뒀다. 메르스 의심환자가 진료대기 등의 과정에서 다른 환자와 접촉으로 감염 확산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취지다. 제주도는 관련기관은 물론이고 군(軍)까지 아울러 역할을 분담했다. 제주사회 유입 방지를 위해 메르스 감염병 발생지역에 대한 수학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서울의 기초자치단체도 메르스 확산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당장 시급하지 않은 행사는 취소 또는 연기하면서 불특정 다수가 한 자리에 모여 지역사회 전파를 우려할 수 있는 상황을 피하고 있다.
강남구는 35번째 확진 환자인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특정 재건축조합 총회에 참석, 1500여 명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해 주민 혼란이 확산되자 현장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확보해 분석하는 등 불안 해소에 매진했다. 이어 경찰서, 소방서, 교육지원청 등 지역의 관련기관과 협력에 나섰다.
메르스 접촉자 관리 현황을 매일 구(區) 홈페이지, SNS에 공개 중인 노원구는 각종 방역물품을 추가 확보해 경로당, 어린이집, 다중이용시설 등에 배부했다. 성동구는 한양대학교병원이 메르스 의심환자 검사기관으로 지정되면서 보건소와의 공조를 강화했다.
양천구는 24시간 운영되는 대책상황실을 열었고, 관내 의료기관과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 중이다. 지역의 280여 개 병의원에 메르스 의심 환자 내원시 행동지침이 담긴 안내서 배부 등 총력태세를 갖췄다. 용산구는 구청장을 대책본부장으로 격상해 이곳에 감시 및 대응반, 역학조사반, 실험·진단반을 운영 중이다. 광진구는 비상방역대응반을 관심-주의-경계-심각 4개 단계로 나눠 체계적 조치에 힘쓰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지하철 전 역사(307개역), 버스(1만13130대), 택시(7만여대), 터미널(5개소) 등 대중교통과 관련한 소독과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