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영축사지 동탑 조사 중... 고려시대 유물 발굴

2015-06-08 10:55
청동시루, 청동향로, 청동완 고려시대 울산 불교문화 이해 큰 기여

영축사지 전경. [사진 제공=울산박물관]


아주경제 정하균 기자 = 울산박물관 사적조사팀은 울산시 울주군 율리 영축사지 발굴조사 현장에서 △청동시루 △청동향로 △청동완(靑銅盌) 등 고려시대 유물을 일괄 수습했다고 8일 밝혔다.

출토 유물은 동탑 부재(部材) 정밀 실측을 위해 무너져 있던 탑 부재들을 옮기고 상층 부식토를 걷어내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유물은 동탑 동북쪽 모서리에서 동쪽으로 2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거꾸로 엎은 청동시루 아래에서 향로가 넘어져 반쯤 걸친 상태로 출토됐으며, 시루 안에 꽉 차 있던 충전토 내부에서 청동완과 시루의 나머지 손잡이 한쪽도 같이 출토됐다.

출토된 청동시루의 크기는 높이 24cm, 입지름 42cm , 바닥지름 37cm이다. 몸체는 원통형이며 구연부는 살짝 벌어지고 동체부 중간 지점에 두개의 손잡이가 달려 있다. 고려시대에 청동제 시루가 출토된 예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 흙을 빚어 만드는 토제(土製)시루가 일상적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청주 사뇌사지(思惱寺址)에서 고려시대 청동시루가 출토된 예가 있으나 출토 당시 완전히 파손된 상태로, 영축사지 출토 청동시루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완형(完形)으로 발견된 가장 이른 시기의 금속제 시루로 볼 수 있다. 특히 바닥부분의 형태가 완벽하게 남아 있어 보존과 연구 가치가 매우 크다.

 

영축사지 출토 유물. [사진 제공=울산박물관]


영축사지에서 출토한 청동향로의 크기는 높이 25.7cm, 바닥지름 23.5cm이다. 세 개의 다리가 달린 원형받침 위에 향로의 몸체가 얹혀 있는 형태로 다리, 받침, 몸체 부분을 따로 주조(鑄造)해 각각 3개의 못으로 고정해 완성했다.

세 개의 다리는 동물의 발 모양으로 정교하게 제작했으며, 원형 받침 위에는 단을 만들어 6개의 안상문을 배치하고 그 사이에 6개의 원문(圓文)을 배치, 화려하게 장식했다. 제작기법 및 형태 등으로 보아 현재까지 발견된 향로 중 비교적 이른 고려전기(11~12세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청동완은 고려시대의 전형적인 청동제 그릇 형식에 해당하는 것으로, 영축사지에서 출토된 청동완은 매납 당시 향로의 뚜껑으로 전용(轉用)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름 15.5cm, 높이 9.5cm로 굽 부분이 약간 손상됐다.

신광섭 울산박물관장은 "이번 유물 출토로 인해 자료가 부족했던 고려시대 울산 불교문화의 이해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