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디자인 커뮤니티에서 찾는 '창업교육의 해법'

2015-06-05 14:04
퍼듀 대학 김동진 교수, 창업정신 교육의 중요성 강조

아주경제 중기벤처팀 기자 = 디자인 커뮤니티와의 우연한 만남은 한 소년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시카고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불우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던 고등학생 앤토니 하몬은 우연히 시카고의 NFTE 창업교육 네트워크(Network for Teaching Entrepreneurship)에 참여할 기회를 얻고, 그 곳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상품화 하는데 성공한다. 이렇게 탄생한 온도계가 접목된 아기 젖꽂지 ‘Thermolfier’는 앤토니에게 새로운 희망의 열쇠가 됐다.

앤토니는 2013년 백악관에서 자신의 발명품 ‘Thermolfier’과 창업계획에 대해 발표했고, 오바마 대통령 상 수상이라는 영광까지 거머쥐었다. 행운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상의 공적을 인정 받아 현재 미국 아이비리그 학교 중 하나인 코넬 대학교에 입학했으며, 전체 장학금을 받으며 수학 중이다.

이처럼 앤토니가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 데는 디자인 커뮤니티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그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상품성을 갖출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김동진 교수와의 만남 역시 NFTE에서 이루어졌다.

당시 김동진 교수는 산업체에서 일하며 18년간 200여 개가 넘는 제품을 개발하며 60개가 넘는 미국 제품 특허를 보유한 성공한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2013년, 시카고에 위치한 Beyond Design이라는 제품 개발 회사에 근무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NFTE를 알게 됐고, 그곳에서 앤토니를 만나게 된 것이다.

앤토니와의 만남은 유명 디자인 컨설팅 회사의 이사였던 김동진 교수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식이 다른 이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한 그가 교육자로써의 진로를 꿈꾸게 된 것이 바로 그 즈음이다.

이후 그는 직접 커뮤니티를 기획하는 등 디자인 커뮤니티 개발과 활성화에 힘을 쏟으며 ‘DIG 8’이라는 커뮤니티를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모교인 노스웨스턴 대학 학생들을 비롯해 비욘드 디자인 회사의 디자이너들, 초중학교 선생님들과 학부모, 그리고 학교 학생들이 참여하는 ‘DIG 8’에서는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품 개발 과정과 방법들을 가르치고 또한 이를 사업화해 새로운 상품을 마켓에 출시해 비즈니스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직접 경험케 했다. 이를 통해 출시된 상품인 ‘Elephant Hook’은 Crowed-funding을 통해 성공리에 마켓에 진출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도 있었다.

김동진 교수는 “DIG 8 프로그램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초중고에서의 창업 정신 교육 그리고 다양한 학문의 사업적 역할 이해, 바로 이것이 지금 미에서 일어나고 있는 제2의 산업혁명 물결의 기반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결국 미국 경제의 성공은 청소년 시절의 창의성과 영감, 그리고 열정이라는 자원들이 원동력이 돼 만들어낸 결과물인 것이다”라고 전했다.

현재 김동진 교수는 미국 인디애나 주에 위치한 퍼듀 대학의 제품 디자인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시에 더욱 다양한 디자인 플랫폼과 커뮤니티 개발 및 창업방식의 개혁을 도모해 나가는 구체적인 계획을 실행하는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을 방문해 자신의 경험을 비롯해 미국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플랫폼과 커뮤니티를 소개하기도 했다. 경성대, 동아대, 홍대 IDAS, 카이스트에서 강연을 진행한 김동진 교수는 미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디자인 플랫폼과 커뮤니티 개발의 예를 제시하고 그로 인해 창출되는 여러 형태의 창업 사업 사례를 발표했다.

그는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한 경험은 내게 창업정신의 교육은 청소년기에 시작돼야 한다는 확신을 가져다 주었다”라며 “한국에서도 보다 많은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이러한 기회를 갖고, 자신감 있게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디자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