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2일 국회법 개정안 논란으로 청와대와 충돌 양상을 보이는 당 원내지도부를 겨냥해 "(야당과) 순진한 협상을 했다"며 비난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정부에 대한 국회의 시행령 수정 요구권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 논란과 관련해 "시행령 (수정을) 안 해주면 (야당이) 또 다른 의사일정과 연계하고, 앞으로 어마어마한 국회의 마비사태가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을 감안해 당에서 순진한 협상을 했다"고 지적하면서 "그걸 끝까지 막지 못한 사람으로서 안타깝지만, 앞으로 국회 운영은 어렵다"고 말했다.

서 최고위원은 또 "지도부의 협상이 밀려도 너무 밀렸다는 인식이 (의원들 사이에) 확산했기 때문에, 오늘부터 양상이 바뀌는 당내 분위기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최고위원의 이같은 발언은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 논란을 지적하면서 지도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친박계 의원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음을 표면화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 최고위원은 "공무원연금을 개혁하라고 했더니 국민연금이랑 연계해서 소득 대체율 50% 때문에 한 달간 어려운 입장에 처했는데, 또 혹을 하나 붙이고 나왔으니 원내지도부가 이 부분에 대해서 해명이 진솔하게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으로 봐선 대통령께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며 "오늘이라도 이 문제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법 재개정 필요성도 언급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어 국회법 개정 논란이 확산되기까지 당 지도부로부터 청와대의 (반대) 입장을 전해듣지 못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김무성) 대표나 (유승민) 원내대표가 서로 협의했겠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청와대의 입장이 어떻고 그런 얘기를 하나도 몰랐다. 끝나고 알았다"며 "그래서 (어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소통 문제를 주장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국회 사무처가 '국회법 개정안 본회의 의결 관련 검토 자료'를 통해 "부당한 행정입법권 침해가 아니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선 "국회가 이럴 때 중립을 지켜야 한다"며 "국회의 입장은 아주 잘못된 것이고,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가를 여당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