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오염 태안해안…생태계 다시 돌아왔다
2015-05-31 12:02
태안해안국립공원 몽산포 모래해변에서 흰물떼새 번식 첫 확인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난 2007년 태안해안 유류유출사고 이후 태안해안에서 지난 5월 쇠제비갈매기 번식둥지를 처음으로 발견한 데 이어 흰물떼새 번식지가 몽산포 등 다수의 해안에서 증가하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
공단은 이번 번식둥지 발견이 이 지역 생태계가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는 증거로 보고 있다. 유류유출사고 전인 2005년 태안해안 바람아래해변에서 검은머리물떼새 1쌍, 2012년에는 기지포 해안에서 흰물떼새 둥지가 발견된 적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첫 확인된 몽산포를 포함해 기지포와 바람아래해변 등 3지역에서 동시에 번식둥지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특히 바람아래 해변에서는 쇠제비갈매기 번식둥지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일반적으로 조류는 먹이가 풍부하고 천적으로부터 방해가 적은 지역을 번식지로 선정한다. 따라서 번식둥지가 발견됐다는 점은 조류 먹이원이 될 수 있는 해양 생물이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양 생태계가 많이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다.
흰물떼새와 쇠제비갈매기는 3월 하순부터 6월 경에 해안 모래 땅, 하구의 삼각주 등지에서 주로 번식하는 여름철새이자 통과철새다.
이번 물새 번식둥지 발견은 국립공원 철새연구센터에서 ‘허베이 스피리트(HS)호 유류유출 사고에 따른 생태계 영향 장기모니터링’ 일환으로 실시하는 조사 중에 확인됐다.
국립공원 유류오염연구센터는 유조선 유류유출사고 이후 지속적으로 잔존유징, 해양환경, 해양생물 등 조사를 수행해오고 있다.
신용석 국립공원연구원 원장은 “태안해안의 이번 물새 번식둥지 발견은 유류 유출사고 이후 이 일대 조류서식지가 점차 안정되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라며 “향후 자세한 번식현황 관찰을 통해 특별보호구로 선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들의 서식지를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