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앞으로 건축심의 시 법령상의 기준보다 과도한 기준을 적용하거나 필요 이상의 과다한 도서제출을 요구하는 사례가 사라질 전망이다. 일부 위원의 주관적 의견이 전체 위원회의 의견으로 채택되는 경우도 없어진다.

국토교통부는 건축심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지자체 '건축위원회 심의기준'이 다음 달 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고 31일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9월 각 시·도에 시달한 건축심의 가이드라인의 경우 의무규정이 아닌 권고사항이었다"며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를 법정 기준화하는 것으로 지난해 11월에 건축법시행령을 개정하고, 이번에 법정 건축위원회 심의기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우선 심의기준의 투명성 및 객관성 제고하기 위해 건축법령 및 관계법령상의 기준보다 과도한 기준을 건축심의에서 요구할 수 없도록 했다. 부설주차장 법정대수의 120% 이상 확보, 중층(다락) 설치 제한 등이 해당된다.

임의로 건축심의를 요구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건축심의 대상도 명시된 기준으로 제한되며, 건축심의 이전에 교통·도시계획 등 타 심의에서 검토된 사항과 중복 또는 상반된 심의의견은 결과에 반영되지 않는다.
 
또 소수 위원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심의결과가 주도되는 일이 없도록 재심의(재검토의결·부결) 의결은 법령 위반이나 설계오류(설계도서간 불일치 등)등이 명백한 경우로 한정했다. 이 경우 참석위원 과반 이상의 서면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이와 함께 약 250개 기초 지자체별로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심의기준을 17개 광역지자체(시·도) 기준으로 통합하고, 확정된 기준은 공보 및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한 날부터 효력이 발생되도록 했다.

심의 제출도서도 평균 15개 이상에서 6개(배치, 평면도 등)로 줄어든다. 재심의는 소위원회에서도 심의가 가능하며 심의기간은 신청일로부터 15일내 완료로 절반가량 단축된다.

특히 계획심의는 허가 전에 받아야 하나 구조안전심의는 작성도서(공사 착공시 필요한 구조도 및 구조계산서 등) 및 심의성격을 고려해 착공 전에 심의를 받도록 했다.

아울러 심의 후 7일 내에 신청인에게 결과를 통보하고 회의록 공개요청시 이를 공개해야 한다. 모든 심의는 심의 후 10일 내에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규정 제정·고시로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주관적 심의문제가 사라지고 심의기준과 절차가 투명해져 건축행정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제출 도서 간소화로 심의 준비기간 단축 및 경비절감 효과도 함께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