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문사 7월부터 자문수수료에 10% 부가세 '고민'

2015-05-28 16:34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투자자문사가 받는 '투자자문 수수료'에 오는 7월부터 세금이 붙는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 비해 규모가 훨씬 작은, 사세를 제대로 키우기도 전인 투자자문사 입장에서는 적지않은 부담으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14년 말 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본질적인 금융, 보험용역에 해당하지 않는 용역에 세금을 매기기로 했다. 과세 기반 확대와 유사 용역 대비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다.

정부는 주식투자에 대한 상담과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받는 투자자문 수수료 대비 10%를 부가가치세로 물린다. 투자자문사 외에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투자자문 서비스에도 모두 적용되는 사안이다. 오는 7월 1일부터 새로 체결하는 계약 건부터 적용된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국내 158개 전업 투자자문사가 2014년 4~12월 거둔 수수료 수익은 1066억원이다. 일임수수료나 기타수익을 제외한 자문수수료 수입은 229억원으로 전체에서 21.5%에 그쳤다.

세금이 붙게 되면 자문업이 본업인 투자자문사 입장에서 겸업으로 해당 업무를 하고 있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결국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세금을 붙인 수수료 총액을 지불하기 때문에 보다 가격이 저렴한 서비스를 찾아 이동할 공산이 크다.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이유다.

아직 업력이 짧은 투자자문사는 시장에 제대로 안착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국내 투자자문사가 기록한 순이익은 2014년 53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7% 늘었다. 그러나 순이익 가운데 72%가 상위 10개사(402억원)가 올린 것이다. 되레 절반에 해당하는 79개사는 적자를 냈다. 자문과 일임을 합한 계약고가 100억원이 안 되는 곳도 50곳으로 전체에서 32%를 차지했다.

이런 고민이 입법과정에서도 꾸준히 제기됐으나, 결과적으로는 반영되지 않았다. 당장 경영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정부나 당국 관계자가 자문서비스를 자산가만 누리는 혜택으로 여기고 있어 상황이 달라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여론도 세수를 늘려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고, 대응책도 찾기 어려워 그저 추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투자자문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수준 자체가 높지 않은 상황인데 여기다가 세금까지 매기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고 불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