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혼이 담긴 ‘유도월드’에 가보니…
2015-05-27 15:34
유영희 유도그룹 회장 “끝없는 연구개발만이 살길”
4만9360㎡(약 1만5000평) 규모의 부지에 마치 성당 같이 보이는 붉은 색 건물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눈에 봐도 값비싸 보이는 대형 조각상과 연못, 오엽송 등 수백 그루의 나무들도 곳곳에 들어서 있었다.
건물 색깔에서 회사 로고, 직원들의 유니폼들도 모두 빨간색이다.
유 회장은 1980년 혈혈단신으로 유도무역상사을 창립한 이후 35년 동안 연구개발(R&D)에 매진한 끝에 지금은 세계 43개국에 28개의 생산기지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냈다.
현재 유도그룹은 주력회사인 (주)유도를 비롯해 유도썬스, 유도스타, 페트원, 유도로보틱스 등의 계열사를 거느린 어엿한 강소기업이다.
특히 플라스틱 사출금형의 핵심 부품인 ‘핫 러너’(hot runner) 시스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만 해도 7억5500만 달러, 특허권도 65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핫 러너는 액체상태의 플라스틱을 일정 온도로 유지시키면서 통로(runner)를 통해 금형 안에 주입시켜 굳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친 표면 등 불량을 제거하는 기술이다. 뜨거운 열선(hot)을 내장해 화학수지가 굳지 않고 금형에 골고루 퍼지도록 해 고급 대형 플라스틱 제품 생산에 주로 이용된다.
자동차 범퍼나 휴대폰 케이스, 텔레비전 등 모든 플라스틱 제품 대량 생산에 적용이 가능하다.
유도의 성공 비결은 끊임없는 R&D 투자다. 지금도 유도그룹 직원 2700명의 10% 가량인 233명이 R&D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경영전반은 장남에게 맡겼지만 지금도 서울 금천구에 있는 유도미래연구소는 직접 챙긴다.
그는 사람을 중시하는 ‘인격경영’을 추구한다. 능력만 있다면 친인척, 지역과 학력을 차별하지 않는 ‘3무 원칙’이 그것이다.
유 회장은 사제의 길을 걷다 신부 부적격 통보를 받고 경영자로 변신했다.
그 때의 좌절감을 기업경영에 쏟아 부었다. 유 회장은 유도그룹과 함께한 35년을 한 마디로 “눈물로 뿌렸던 씨앗이 경쟁력으로 되돌아왔다”고 표현했다.
자식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도 “세상은 쉽지 않다”라고 한다.
유 회장은 ‘예술적인 장사꾼’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독특한 건물과 미적인 조형물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유도그룹에게 2015년은 진정한 ‘유도월드’를 만들기 위한 원년이 될 전망이다.
모트센터는 유도그룹만의 IMC(통합 생산 관제·경영관리 솔루션)를 기반으로 제품들을 전문 환경 속에서 실험을 하고 있었다.
유 회장은 “모트센터에 유도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제품이 한 데 모여있다”면서 “앞으로 매출 1조원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