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다크호스·오늘은 애물단지, 맹기용이 비난 받는 진짜 이유는?

2015-05-27 12:03

[맹기용/사진=JTBC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신원선 기자 = '냉장고를 부탁해' 맹기용 셰프의 요리 맹모닝이 혹평을 받으면서 그의 자질 논란까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방송에서 딱 한 번 요리했을 뿐인데 후폭풍이 거세다. 

브런치 카페 겸 레스토랑 퍼블리칸 바이츠의 메인셰프인 맹기용은 25일 방송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해 꽁치를 패티로 한 맹모닝을 선보였다. 이날 냉장고의 주인 지누는 맹모닝을 맛보고 "생선의 비린 맛을 잡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함께 나온 김치 코울슬로에서는 군내가 난다"고 솔직하게 평가했다. 방송 직후 맹기용 셰프의 맹모닝을 향한 혹평이 쏟아졌고, 상태는 악화돼 셰프 자질 논란까지 제기됐다.

'냉장고를 부탁해' 이동희 CP는 "우리 프로그램은 본인이 갖고 있는 다양한 레시피를 공유하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며 "맹기용 셰프는 첫 출연이었고, 자신의 전문 분야도 아니지만 열심히 촬영에 임했다. 그리고 처음한 실패를 갖고 너무 몰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셰프의 자질 운운과 하차 요구는 너무 잔인하다. 마녀사냥으로 몰고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냉장고를 부탁해'에는 셰프들만 출연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독특한 레시피가 있다면 만화가도, 작가도 출연한다. 고정출연하고 있는 김풍은 서툰 요리 솜씨로 주위 셰프들의 도움을 받아 음식을 완성하기도 하며 제한된 시간 15분을 넘기기도 한다. 박준우 기자 역시 전문 요리사는 아니다. 하지만 매회마다 먹음직스러운 요리를 내놓았고 최현석, 샘 킴, 정창욱, 이연복 셰프 등 전문가들과 맞붙어서 반전 결과로 승리를 거머쥐기도 했다.

맹기용은 퍼블리칸 바이츠의 메인셰프지만 경력 '4년 차'의 요리사다. 베테랑 실력을 과시하기엔 경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앞서 샘 킴도, 이연복도 15분 만에 완성해야 하는 부담감에 손을 떨기도 하고 실수를 연발했다. 하지만 왜 시청자는 유독 맹기용에게 비난을 화살을 겨누고 있을까.

셰프 본인의 요리 실력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제작진의 영향이 크다. 제작진은 맹기용을 섭외하면서 포커스를 그의 훈훈한 외모에 맞췄다. 잘생긴 외모에 맛있는 요리까지 선보였으면 '잘생겼는데 요리까지 잘한다'라는 칭찬이 쏟아졌을 터. 하지만 외모는 훈훈했지만 요리는 형편없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요리 실력이 있는 사람을 원하지, 외모를 앞세워 얼굴 마담할 셰프는 원하지 않는다'는 글이 쇄도했다. 되레 잘생긴 얼굴, 학력 등 미리 알려진 '엄친아' 격의 화려한 스펙이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

그리고 맹기용 셰프의 출연과 동시에 박준우 기자의 하차설이 나돈 것도 원인이다.  해당 방송분이 촬영된 지난 4일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고 있는 박준우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하루를 공으로 얻은 기분이다. 원래 촬영 일정 때문에 진작부터 비워둔 날이었는데 사정이 생겨 나가지 않아도 된다"고 글을 게재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맹기용 셰프를 출연시키면서 박준우에게 당일 녹화 취소를 통보한 것 아니냐', '맹기용의 외모와 집안 배경이 박준우를 밀어낸 것 아니냐'며 항의했다. 사태는 커졌고 맹기용을 향한 비난은 거세졌다.

하지만 '냉장고를 부탁해'를 연출한 성희성 PD는 "절대 당일 녹화 취소 통보는 않는다"며 "박준우의 하차설 또한 사실무근이다. 셰프들의 스케줄을 고려해 로테이션 방식으로 운영할 뿐"이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상황이 일파만파로 커진 뒤 '셰프 로테이션'이라는 답을 내놓지 말고, 미리 이에 대한 구체적 설명과 함께 공지했다면 맹기용을 둘러싼 상황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제작진이 시청자와 제대로 된 소통을 하고 있는 지 재고해 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