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인가제 24년만에 역사 뒤안길로... 가계통신비 더 내려갈까
2015-05-26 16:28
아주경제 한준호·석유선 기자 = 정부와 새누리당이 28일 당정협의를 열고 통신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24년간 유지해온 통신요금 인가제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이동통신시장에 자율적인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은 당정이 손발을 맞추는 모양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통신요금 규제 개선을 포함한 '통신시장 경쟁 촉진방안'을 지난해 6월 이후부터 논의해 왔으며, 올해 초 발표한 업무계획에서 2분기까지 수립하기로 한 바 있다.
미래부는 통신요금 인가제를 포함한 요금규제 개선과 함께 도매시장 경쟁 촉진방안, 알뜰폰 경쟁력 제고 등 통신정책 전반에 걸쳐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종합적인 방안을 조만간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공개적인 의견 수렴 과정도 거치기로 했다.
28일 열리는 당정협의에서는 미래부가 요금인가제 폐지 등을 담아 이달 안에 발표하기로 한 통신시장경쟁촉진방안에 대해 최종 조율할 계획이다.
당정은 요금인가제를 폐지하는 대신 유보신고제, 약관변경 명령 도입 등 보완책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보 신고제는 기존 인가제를 신고제로 전환하는 대신 정부가 보완을 요구할 수 있도록 일정기간 요금제 신고를 보류하는 제도이며, 약관변경 명령은 사업자가 내놓은 새 요금제 내용 등을 개선토록 정부가 명령하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991년 유·무선 통신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견제한다는 취지에서 요금인가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현재 무선시장에서는 SK텔레콤, 유선시장에서는 KT가 요금을 인상하거나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을 때 정부 허가를 받도록 돼 있다.
이날 당정협의에서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에 이은 제4이동통신 사업자 허가 계획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제 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과정을 거쳤으나 적격 사업자가 나오지 않았다.
미래부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시장에 투입되어야 기대효과가 있는 것”이라 강조하면서 “무조건 신규 사업자를 투입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엄격한 선정과정을 거쳐 경쟁력 있는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 포화로 인한 리스크와 인위적 경쟁 조장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반발도 거세지는 양상이다.
제4이동통신 신규 사업자 추진에 대해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이통 3사에 대한 독과점 견제와 통신비 인하 유도를 위해 알뜰폰 시장을 지원해왔고 알뜰폰 사업자는 정부 정책을 믿고 미래가 불확실한 시장에 진입해 적자를 감수하면서 사업을 계속해 왔다"면서 "이제 와서 제4이통사를 넘보는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은 알뜰폰 업체들을 토사구팽시키는 꼴"이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