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 "평양의 의사결정 잔인·예측 불가능"

2015-05-21 09:17
"'일본 적극역할', 국제사회가 왜 축복않는지 생각해야"
"일부 국가, 중국 '평화로운 발전'에 아직 확신 부족"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0일 제주도에서 북한·중국·일본의 정세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려 주목을 끈다.

최근 북한 정세와 관련해 "요즘 평양은 의사결정에 있어서 잔인성, 불확실성, 그리고 예측 불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윤병세 장관은 이날 제주도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에서 개막한 '제10회 제주포럼' 환영 만찬에서 "북한은 핵무기 능력을 고도화하고 하고 가장 최근에는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사출실험을 단행하는 등 운반수단을 다양화하고 있고, 한국 미국 중국과의 대화, 심지어 러시아의 초청마저 거부하고 있다"고 쓴 소리를 했다.

그는 최근 북한 정세와 관련해 "요즘 평양은 의사결정에 있어서 잔인성, 불확실성, 그리고 예측 불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0일 제주도에서 북한·중국·일본의 정세에 대해 이례적으로 냉정한 평가를 내려 주목을 끈다. 사진은 18일 존케리 미국무장관과 윤병세 외교부장관(왼쪽)이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한·미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오는 모습.[남궁진웅 기자 timeid@]


이어서 "남은 질문은 북한이 계속해서 문을 닫아걸고 있을 때 국제사회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면서 "북핵 문제가 중대한 갈림길에 있는 상황에서 6자회담 당사국들 가운데 5자가 이 문제에 관해 단합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탈냉전 이후 북한이 위협과 문제의 주원인이었다면 이제는 갈등과 긴장의 원천이 보다 다양해졌다"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역내 역학관계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윤 장관은 우선 일본에 대해 "일본의 적극적 역할에는 분명 긍정적 측면도 있다"면서도 "주변국들과 국제사회의 많은 국가가 어째서 이를 축복하지 않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아마 그것은 최근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 성향에 대한 우려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중국이 주장하는 평화로운 발전에 대해 일부 국가들은 아직 확신이 부족하다"면서 "역내 국가들이 중국의 부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접근방식은 역내 신뢰 수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관계에 대해서는 "미국의 아태 재균형 정책과 중국의 신형대국관계 건설 간에는 경쟁과 협력의 요소가 모두 존재하지만 한국을 포함한 역내 국가들은 미중간 협력증진을 더 바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미관계에 대해서는 "며칠 전 케리 미 국무장관의 방한은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는 한미동맹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한중관계에 대해서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서 그 어느 때보다 좋다"고 말했다.

특히 "한미, 한중관계는 전력으로 양립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의 전략적 위상에 대해 "과거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사이에서 지정학적, 지경학적 딜레마에 처하기도 했으나 이제 보다 영향력 있는 역내 행위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사회 주요 인사들이 최근 잇따라 한국을 방문한 것을 들며 "한국의 신장된 소집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