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반기문 UN 사무총장에 명예박사학위 수여

2015-05-20 16:55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이화여자대학교는 반기문 UN 사무총장에 대한 명예문학박사(여성학)학위 수여식을 20일 음악관에서 개최했다.

최주리(영어영문학전공)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수여식에는 한명숙 전 총리,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 칠레·이집트·스위스·캄보디아·가나·아프가니스탄 등 주한 외교사절을 포함해 교내외 6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이화 국악 실내악단의 주악, 기도, 정덕애 대학원장의 추천사, 최경희 총장의 명예 박사학위 수여, 축주, 반기문 총장의 학위수락 연설, 학생 대표의 꽃다발 증정의 순으로 약 1시간에 걸쳐 진행했다.

정덕애 대학원장은 추천사를 통해 “반기문 총장이 전세계적으로 폭력, 질병, 차별의 불공평한 짐을 진 여성의 공경에 대해 보인 각별한 관심과 지속적인 책임감을 오늘 기리고자 한다”며 “반 총장은 ‘남성 지도자 연대’를 창설해 양성 관계의 정의 이룩에 남성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양성 평등과 여성 능력 고양을 위한 유엔 합의체 ‘UN 우먼’을 창설, 임기 동안 UN의 여성 고위직 임원 수가 UN 역사상 가장 많은 성과를 이뤘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또 “모든 여성이 세상의 온전한 시민이 될 수 있도록 아끼지 않은 반 총장의 노력은 129년 전 한 고아 여자아이에서 비롯해 현재 20만명 이상의 졸업생을 거느리며 우뚝 선 이화의 정신과 같다”고 밝혔다.

최경희 총장은 “세계 평화와 인류 발전, 여성 권한 증진을 통한 인권 향상에 기여하였으므로 대학원위원회 의결을 거쳐 명예 여성학 박사학위를 수여한다”며 학위기를 반기문 총장에게 수여했다.

반기문 총장은 “이화여대를 이끄는 최경희 총장의 미래지향적 리더십을 치하하고, 보다 많은 권한, 위엄, 권리를 누려 마땅한 세계 수십억 여성들을 대표하여 본 학위를 겸허히 수락하고자 한다”며 “인구의 절반인 여성을 도외시하면 세계는 발전할 수 없으며 여성들에게 대등하거나 더 많은 기회를 마땅히 주어야 하고 이런 이유로 여성에 투자하고 여성이 노동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도록 해야 하며 여성이 지고 있는 무보수 돌봄 노동의 짐을 더 많은 남성이 나눠 지는 ‘변혁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또 “이화여대는 한국에서 여성 역량강화의 물결이 처음 일었을 때 그 선봉에 있었고 이 물결이 교육과 보건 분야의 여성들을 전진시켜 한국 여성들이 오늘날 평등을 누리고 있다”며 “남성과 동일한 정치, 경제적 권한을 누리는 의미의 평등은 요원한 가운데 한국 여성들이 정부와 기업에서 요직을 맡도록 제2의 물결이 일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이화여대는 반기문 총장이 제8대 UN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양성평등과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공헌한 점을 인정해 명예 여성학 박사학위를 주기로 결정했다.

이화여대가 남자에게 여성학으로 명예 박사학위를 주는 것은 반 총장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