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기업, 중국시장 지고 미국시장 부활
2015-05-17 12:41
이 때문에 최근 한‧중‧미‧일 간 외교 동맹의 미묘한 대치 국면 속에 한국이 중국의 경제적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미국과 소원해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 역내 시장의 경쟁심화와 경기둔화 등으로 국내 수출기업의 중국사업이 부진하다. 상대적으로 미국은 경기 회복에 따라 현지 수출기업의 전망이 밝은 편이다.
중국의 4월 주요 경제지표는 대부분 전월 실적과 예상치를 하회했다. 소비·투자 등 내수부진이 심화된 가운데, 수출도 2개월 연속 큰 폭으로 감소해 산업생산의 둔화세가 지속됐다. 중국은 경기하방 압력 지속으로 올해 성장률 목표치 7%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경기 부진이 뚜렷하지만 국내 수출기업이 기대하는 중국 정부의 부양책 가능성도 낮게 점쳐진다. 이철용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는 중국 경제의 현단계를 구조조정의 진통기이자 경기부양책의 후유증을 소화하는 시기로 규정하고 있다”며 “과감한 부양책을 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가운데 한국의 대중 수출도 지난해에 이어 올들어서도 부진한 모습이다. 올 1분기 대중 수출 증가율이 –8.2%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미국은 4월 고용지표가 2개월만에 신규 고용창출이 20만명대로 회복하는 등 노동시장이 개선되는 한편, 양호한 소비여건이 향후 경기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마트폰, 자동차 등 중국 현지 업체의 성장으로 역내 수입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달 중국공장의 판매실적이 전달과 전년동기대비 각각 11.7%, 1.0%씩 감소했다.
이에 비해 미국의 자동차 수요는 지난달 전년동기대비 4.6% 증가한 견조한 흐름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미국공장 판매실적도 전달과 전년동기대비 각각 5.8%, 6.6%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도 신흥시장 수요회복이 지연되는 와중에 미국 시장의 수요개선 흐름이 두드러진다. 한화케미칼은 미국 대형 전력업체인 넥스트에라 에너지로부터 태양광 업계 단일 공급계약으로는 사상최대 규모인 1.5GW 모듈 수주 계약을 체결해 성장 모멘텀이 부각되고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반덤핑 이슈 때문에 (태양광 모듈)가격이 높은 미국 시장에서 수주를 많이 하고 있어 2분기부터 수익성 개선이 시현될 듯하다”고 밝혔다. 수익성이 높은 미국향 모듈 판매량 증가로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미국의 건축경기 회복으로 관련 수출기업의 매출도 성장세를 보인다. 대표적으로 건자재 업체인 LG하우시스의 경우 미국법인의 매출과 당기손익이 올 1분기에 각각 전년동기대비 18.6%, 165.7% 씩 상승했다.
LG하우시스 미국법인은 인조대리석과 엔지니어드 스톤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LG하우시스는 현지 엔지니어드 스톤과 자동차 원단 공장 증설 등 현지 투자를 늘리고 있어 미국 법인 매출과 이익이 추후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기업들이 전부터 대중국 투자를 축소한 것과 달리 한국은 중국 투자를 지속 주도해왔지만 최근엔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 1분기 한국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전년대비 30.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미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전년동기대비 107.5%나 증가하면서 전세계의 30.6%를 차지, 미국이 1분기 최대투자지역으로 기록됐다.
시장 전문가는 “중국의 경기 부진과 경쟁 심화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한국은 중국 수출 의존도를 축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최근 아시아 진출을 위해 미국이 일본과 동맹을 강화하면서 중국과 대치하는 국면인데 한국이 중국과의 경제협력 관계에 치우쳐 미국에 대해 계속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도 재고해볼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