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회 칸국제영화제] 김고은 "칸 대신 봉사 택한 김혜수, '차이나타운'에 대한 애정 가득"
2015-05-17 00:06
‘차이나타운'(감독 한준희·제작 풀룩스픽처스)이 제 68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면서 프랑스를 찾은 김고은을 16일 오후 2시(이하 현지시간) 칸 해변에 위치한 영화진흥위원회 파빌리온에서 만났다.
먼저 칸에 초청된 소감을 묻자 “해외 관객들이 ‘차이나타운’을 어떻게 보실지 긴장된다”면서도 “(2박3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재미있게 보내다 가려 한다. 1분 1초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또 “사람들이 모두 들뜨고 설레 보인다. 한 편의 동화 같은 느낌이다. 어제 밥으로 해산물 플레이트를 먹었다. 와인 한 병은 마셔야 할 것 같은데 두 잔 마시니 핑 돌았다. (술을 더 마시는 대신) 날씨가 좋아서 많이 걸었다. 즐기고 싶은데 체력이 받쳐 주지 않더라(웃음). 내일 가니까 오늘은 기를 쓰고 놀 것이다. 감독님은 오래 계시니 제 기분을 모른다, 1분 1초가 아쉬운 마음을”이라고 말하며 즐거워했다.
함께 오지 못한 ‘차이나타운’의 주연 배우 김혜수에 대해서는 존경과 애정을 드러냈다.
“(선배님에게) 원래 있던 일정이었어요. 어느 배우가 칸에 오고 싶지 않겠어요. 봉사를 택한 그 분의 뜻과 판단을 지지하고 존중해요. 잘 갔다 오라고 문자 주시고, (제작사) 대표와 프로듀서에게 옷도 빌려 주셨어요. 사진으로 코디해 보여 주고, 퀵으로 보내 주셨어요, 가방에 스카프까지 다요. 그 정도로 혜수 선배의 ‘차이나타운’을 향한 애정은 가득해요. 그러면서 못 온 거예요.”
선배 연기자에 대한 존경은 영화 ‘협녀, 칼의 기억’(감독 박흥식·제작 ㈜티피에스 컴퍼니)를 통해 호흡을 맞춘 배우 전도연과 함께 표했다.
“전도연과 김혜수, 언뜻 보기엔 다를 것 같지만 공통점이 많아요. 제가 느낀 가장 큰 공통점은, 저를 후배로 대한다기보다 일하는 파트너로 대해 주는 것이에요. 큰 감동을 받았어요. 큰 선배들이니까 혼나기도 하면서 연기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게 없고 도리어 제가 연기하기에 편안한 상태를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하셨어요. 눈에 띄게 하는 건 아니지만 상대역인 저는 느낄 수 있는 배려죠. 제가 겪는 이맘때의 경험을 기억하시는구나, 그래서 배려해 주시는구나 싶어요. 저도 앞으로 (후배 연기자들에게) 그리 하고 싶고요.”
‘차이나타운’에 대한 애정은 더욱 대단했다. “앞으로 작품을 해나가면서 어려운 일, 해결할 수 없는 일에 직면했을 때 생각나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배경을 묻자 “과정이 좋았고 많이 배웠고 함께하는 기분이 컸던 영화라서 그래요. 힘들었던 장면이 많았고 도저히 내가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신도 있었는데, 결국 이겨내고 찍어냈기에 그때 제가 어떤 마음으로 극복했는가를 생각한다면 향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야무지게 답했다.
전날 밤, 칸에서 ‘무뢰한’ 공식 상영을 치른 전도연을 곁에서 지켜본 것에 대해서는 “전도연 선배를 보며 대단하다고 느꼈다”면서 “(마찬가지로 칸에 초청된) 저 스스로가 대견하게 느껴졌다. 자주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활짝 웃었다.
한 시간 뒤 같은 장소에서 만난 전도연에게 ‘칸의 여왕’ 자리를 물려줄 후배를 눈여겨 본 적이 있는가를 물었다. “좋은 배우들이 많겠지만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김고은을 꼽고 싶다”면서 “아직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내면에 잠재된 많은 가능성을 끄집어 내려 노력하는 모습이 예쁘다. 앞으로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칭찬했다.
한편 제68회 칸국제영화제에는 전도연 김남길 박성웅이 만난 '무뢰한'(감독 오승욱·제작 ㈜사나이픽처스)과 서영희 권소현 김영민이 출연한 '마돈나'(감독 신수원·제작 준필름)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고아성 박성웅 주연의 '오피스'(감독 홍원찬·제작 ㈜영화사꽃)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김혜수 김고은 엄태구 고경표가 호연한 '차이나타운'(감독 한준희·제작 풀룩스픽처스)이 비평가주간에 초청됐다.
올해 칸국제영화제는 지난 13일 개막해 오는 24일까지 12일 간의 여정으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