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문제학생 모범생으로 이끈 상산전자고 김용세 선생님

2015-05-15 11:30
스승의 날 기념행사에서 사례 발표

김용세 교사[교육부]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스승의 날 기념행사에서 폭력을 일삼던 문제학생을 모범생으로 이끈 경북 상주 상산전자고 김용세 교사의 사례가 주목을 받았다.

교육부가 제34회 스승의 날을 맞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공동으로 15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연 기념행사 오찬행사에서는 늦은 나이에 교사의 꿈을 이뤄 신체장애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열정으로 스승의 길을 걷고 있는 경부 상주 상산전자고 김용세 교사(57)와 ‘대촌의 농부아저씨, 모스탈로찌’라고 불리는 광주 대촌중앙초 모경원 교사(44)의 미담사례 발표가 있었다.

김용세 경북 상주 상산전자고등학교 교사는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다리가 좀 불편하지만 젊은 시절 선생님이 되고 싶은 꿈이 컸었는데 면접시험에서 일반인들과 경쟁해 이길 수가 없어 꿈을 포기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회사 생활을 하게 됐고 중견간부급까지 올라갈 만큼 나름 성공을 했다”며 “교원임용고사에도 장애인 구분모집제도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교편을 잡고 싶은 제 꿈은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결국 51세라는 늦은 나이에 전기전자통신과목 장애인 구분모집 시험에 합격해 교원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 교사는 “2008년 3월 첫 부임지 포항흥해공고에서 수업시간마다 인사는 기본이라는 것부터 시작해 인성교육을 병행하며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해 교정 구석구석을 돌며 학생들이 버린 담배꽁초를 일일이 줍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고 스킨십도 하면서 학생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주려고 노력하니 한달 쯤 지나 아이들의 태도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며 ”첫 수업에서 흡연, 절도, 폭력 등으로 벌점이 가득찬 학생으로 엎드려 자던 ‘학교짱’ 이대성(가명, 24)이 열심히 공부하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였고 학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도부원으로 임명해 매일 아침마다 차에 태워 함께 등교하면서 학교 전체도 흡연과 폭력이 눈에 띄게 줄면서 표정이 밝아지고 환경이 좋아지는 경험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교사는 “대성이가 노래동아리를 만들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해 도와줬더니 그해 5월 포항청소년가요제에서 대상을 받는가 하면 동아리도 은상을 받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며 “그 후 대성이는 스승의 날 교장선생님께서 직접 추천해 교육감상인 모범청소년상도 받게 됐고 항상 시험성적이 평균 20점대였었는데 4월 중간고사에서 89점을 받는 모범 학생으로 변해 졸업 후 모예술대학에 진학해 지금은 작곡자의 길을 걷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사는 “저는 지금 8년차 교사로서 이제 5년 정도 밖에 안 남았지만 ‘교사가 바뀌면 학교와 학생이 바뀐다’는 신념으로 힘닿는 데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했다.

송호엽 대촌초 교사는 “전교생이 150명 남짓한 자그마한 시골학교인데 모경원 교사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대촌의 농부아저씨’, 선생님들 사이에서는 ‘모스탈로찌’라고 불리운다”며 “모 교사는 이른 새벽부터 학교 약 3000평의 텃밭에서 이른 새벽부터 풀을 뽑기도 하고 학생들의 가치를 볼 줄 아는 특별한 눈을 가지고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개인별로 맞춤형 지도를 꾸준히 해 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송 교사는 “모 교사는 형이 장애가 있는 가난한 한 학생의 숨겨진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아이를 변화시켜 나가기도 했다”며 “아이에게 리코더 독주와 사물놀이 상쇠 등을 가르키면서 자신감과 가능성을 심어 주려고 노력해 5학년 전교 부회장에 당선될 정도로 완전히 자신감을 되찾게 됐다”고 말했다.

송 교사는 또 “모 교사는 한 자폐학생의 작품이 부족해 보였지만 포기하지 않도록 용기를 주면서 함께 보완해 가며 끝까지 전시를 마치기도 하는 등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기도 했다”며 “점심시간은 물론, 방과 후에도 틈이 날 때마다 학생들에게 악기를 지도해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교직원들에게 ‘대촌 작은 음악회’를 깜짝 선물해 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오찬행사에서는 고주열 강원 태백시 철암고등학교 교사 등 일선학교 두 교사의 미담사례 발표와 서울음악교사합창단의 ‘스승의 길’ 합창을 진행했다.

낙도·오지 교육활동 부문에서 모범교사 우수사례로 선정된 고 교사의 선배 교사가 사례를 소개했다.

고 교사의 선배 교사는 "고 선생님의 학급에는 부모님의 이혼과 무책임으로 중학교 생활에 어려움(학교폭력) 때문에 가까운 고등학교를 진학하지 못하고 불가피하게 버스로 한 시간이 넘는 우리학교를 입학할 수밖에 없었던 학생이 있었지만 항상 자신의 승용차로 함께 등교하면서 한 때 가정폭력 피해자로 여러 기관을 전전하다 복학한 저희 반의 한 학생에게도 방과 후 생활은 물론 등교를 도왔다"며 "학생들의 등하교를 돕는 이유를 물었더니 아이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는 의미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 교사는 "고 선생님의 반은 통합교육을 하는 한 특수교육대상자가 있었는데 이 학생을 사랑으로 대하고 자식처럼 챙기고 아끼는 모습은 통합교육을 해야 하는 이유와 목표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고 선생님은 모든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흥미를 갖고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려 자신의 역량을 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스승의 날을 맞아 어려운 교육여건 속에서도 모두가 함께하는 행복교육을 실천하고 창의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는 우수 교원 5724명을 선발해 정부포상을 실시했다.

제주 중앙여고 고상구 교사 등 4명은 홍조근정훈장, 인천남고 박등배 교장 등 4명은 녹조근정훈장, 부산 정관고 이현균 교사 등 4명은 옥조근정훈장을, 12명이 근정포장, 95명이 대통령 표창, 109명이 국무총리 표창, 5496명이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홍조근정훈장을 받은 고상구 교사는 학생 인성교육 및 생활지도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헌신적인 노력을 해 온 점을 인정받았다.

고 교사는 성산수고 재직 시에는 무보수 방과후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학업에 흥미를 가지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운상재’라는 동아리를 운영하며 지속적인 상담활동을 펼쳐 모두가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노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녹조근정훈장을 받은 박등배 교장은 창의적인 다양한 교육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꿈과 끼를 심어 주기 위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동아리별 체험학습 및 캠프 활동을 통해 진로 선택의 방향성을 제시해 직업교육 활성화에 선도적 역할을 한 점을 평가받았다.

옥조근정훈장을 받은 이현균 교사는 재직 기간 중 15년간을 생활지도부 업무를 담당하면서 생활습관 지도, 학교폭력근절 지도, 금연 교육을 해온 가운데 동래고 재직 시 매일같이 새벽에 등교해 교문 생활 지도를 하고 부산 사대부고 재직 시에는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한 동아리를 만들어 학교생활과 학습 등의 문제에 대한 상담 활동을 꾸준히 전개한 점을 인정받았다.

근정포장을 받은 대전 가원학교 배상현 교장은 대전특수교육지원거점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총 23개 외부기관과의 업무협약을 체결해 학생들의 직업교육과 진로지도에 힘써 학교 일자리 참여사업을 통해 3년간 연 206명의 학생들에게 위헙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 등 공로를 평가받았다.

기념행사는 음악적 재능과 역량을 가진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한빛예술단의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1부 정부기념식 행사와 2부 오찬행사로 나눠 실시했다.

기념식에는 전국 교원을 대표해 일선학교 현장에서 자유학기제, 창의·인성교육 뿐 아니라 낙도․오지, 소규모 학교 등 어려운 근무 여건에서도 열정을 가지고 학생을 지도하는 모범교원들을 초청했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기념사에서 “교육정책을 수립 할 때부터 교원이 참여해 현장성 높은 교육정책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고 학부모·학생 및 교원이 한마음되는 학사모일체 운동 전개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교권회복 등을 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우여 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은 오찬행사를 시작하면서 묵묵히 열과 성을 다해 행복교육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현장 교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