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항·무원조·단독 요트 세계일주 성공…김승진 선장 210일만에 귀항

2015-05-14 11:12
국내 최초·세계 6번째 성공...16일 당진 왜목항 입항

김승진 선장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김승진 선장(53)이 세계에서 6번째, 국내에서는 최초로 무기항·무원조·단독 요트 세계일주에 성공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0월 19일 충남 당진 왜목항에서 '아라파니호'를 타고 항해에 나선 김 선장이 오는 16일 왜목항으로 귀항한다고 14일 밝혔다.

모터가 아닌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세일링 요트를 타고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것은 무모한 도전으로 보인다. 더구나 어떠한 항구에 정박하지도 않고(무기항), 다른 배의 도움도 없이(무원조), 홀로 요트 한 척만으로(단독) 세계일주를 한다는 것은 정말 위험천만한 도전임에 분명하다.

세계적으로도 이를 성공한 사람은 5명밖에 없었다. 이제 6번째 영광의 주인공으로 대한민국 김승진 선장(52)이 기록될 전망이다.

김 선장은 세일링 요트를 타고 적도를 지나 피지, 칠레 케이프 혼,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인도네시아 순다해협을 거쳐 다시 왜목항으로 돌아오는 4만1900㎞ 바닷길을 홀로 항해했다.

현재 무사히 서해에 진입한 아라파니호는 귀항 일정에 맞추려고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김 선장의 건강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라파니 호 [사진 = 해양수산부]



단독·무기항·무원조 요트 세계일주 도전이 공식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적도를 2회 이상 통과하고, 모든 경도를 한쪽 방향으로 통과해야 한다. 또한 항해거리는 2만1600해리(약 4만km) 이상이어야만 한다. 김 선장의 항해는 이 모든 조건을 이미 충족했다.
 

[자료 = 해양수산부]



2001년 요트에 입문한 김 선장은 앞서 2010∼2011년 유럽 크로아티아에서 한국까지, 2013년부터 카리브해에서 한국까지 요트로 항해했다.

이번에 국민의 아픔과 슬픔을 치유하고 우리나라에 새로운 희망을 전파하겠다는 취지에서 '희망항해' 라는 이름을 달고 세계 일주를 떠났다.

그는 다큐멘터리 PD로 일한 경력을 살려 항해 전 과정을 스스로 촬영해 소중한 항해 기록을 남겼다.

오는 16일 오후 3시부터 열리는 김 선장의 공식 입항식 행사에는 유기준 해수부 장관,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참여해 직접 김 선장을 맞이하고 격려한다.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요트 세계 일주 성공으로 우리가 바다를 향해 재도약할 전기가 마련됐다"며 "김 선장은 해양 산업 종사자뿐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주는 위대한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