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암트랙 열차 사고 원인은 과속...사고열차 블랙박스 조사 결과

2015-05-14 08:02
곡선구간 제한속도 두 배로 달리다 탈선, 150여명 사상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12일 밤(현지시간) 승객 238명을 태운 워싱턴DC발 뉴욕행 열차가 탈선 후 전복돼 최소 7명이 숨지고 140명 이상이 다쳤다. [사진= CNN]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발생한 열차 사고의 원인이 곡선구간에서의 과속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열차가 곡선구간 진입 직전 속도를 줄이지 않은 것이 확인됨으로써 충분히 예방 가능했던 사고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 DC발 뉴욕행 암트랙 (Amtrak) 열차가 12일 밤 (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탈선 후 전복돼 7명이 숨지고, 140명 이상이 다쳤다. 부상자 중 적어도 6명 이상이 중태인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열차는 12일 밤 9시30분쯤 델라웨어강 인근 필라델피아시 포트 리치먼드에서 프랭크포드 교차점을 지나다 갑자기 선로를 벗어났다. 선로를 벗어난 기관차는 다른 객차와 분리됐으며, 승객이 타고 있던 열차 6량은 모두 전복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가교통안전위원회 (NTSB) 조사반이 사고열차 블랙박스 조사를 통해 시속 50마일 (80 ㎞)의 곡선 구간을 100마일 (160㎞) 이상 속도로 달렸던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사고 현장 부근 감시카메라 영상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열차가 곡선구간을 시속 107마일 (171㎞)의 속도로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연방 철도청 관계자에 따르면 곡선구간 진입 전에는 속도를 시속 70마일 (112㎞) 이하로 줄여야 한다.

NTSB는 보다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인해 13일 오후 현재 필라델피아와 뉴저지 트렌턴 사이의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테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국영 라디오 방송 NPR은 열차 과속으로 인한 사고 방지를 위해 열차가 제한 속도를 일정 범위 이상 초과하면 철로에서 자동으로 제동을 거는 장치의 도입이 늦어진 문제를 지적했다. 현재 이 장치를 철로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법안은 올해 내 처리를 목표로 미 국회에 계류중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암트랙 열차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월 뉴욕에서 열차가 차량과 충돌해 6명이 숨졌고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열차와 트럭이 부딪쳐 50명이 크게 다쳤다. 이번 사고 이틀 전인 10일에도 루이지애나주에서 암트랙 열차와 철로 건널목을 통과하던 화물차가 충돌해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